CNN이 ‘인터넷의 실소유주’로 선정한 3천억대 교포 자산가


혹시 케빈 함(Kevin Ham)이란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지금 당장 그의 이름을 검색해봐도 국내 포털 사이트에는 그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하지만 그는 한 때 구글과 페이스북이 대중화 되기 전, 인터넷 세상을 휘어잡으며 수 많은 IT업계 사람들이 우러러 보는 거장이었죠. 한국계 캐나다 교포인 그는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이 무너져내린 이후 '도메인 사업'으로 기회를 잡아 일반인들은 상상하기도 힘든 재산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그런 그가 왜 해외에서는 인정을 받고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았을까요? 다음은 CNN이 '인터넷의 실소유주'로 선정한 3천억대 교포 자산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올해 47세인 케빈 함은 한국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2명의 남동생들과 함께 캐나다 밴쿠버로 이주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밴쿠버에서 세탁소를 어렵게 운영했고 어머니는 밤낮을 가리지 않는 간호사 일을 했습니다.


▼그는 엄격한 부모 아래 열심히 공부해서 캐나다의 명문대인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UBC)에 입학했고 의대 과정을 마치고 정식 의사가 되었습니다. 높으면서 안정적인 의사 수입만으로도 충분히 넉넉한 삶을 살아갈 수 있었던 그였지만, 케빈 함은 다른 기회를 엿보고 있었죠.


▼1993년 처음 인터넷을 접하게 된 그는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그는 낮에 환자들을 진료해주고 밤에는 웹사이트를 만드는 방법과 코딩 공부에 열중했죠. 1998년, 그의 첫 인터넷 사업인 'Hostglobal.com'이라는 호스팅업체 비교 및 리뷰 사이트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불과 6개월 뒤에 그는 광고비로만 월 1,000만원을 벌어들이고 있었죠.


▼그의 두 번째 인터넷 사업은 바로 'DNSindex.com'으로 도메인 이름을 등록하는 사이트였습니다. 당시 일반 도메인 등록 사이트들과는 달리 케빈 함은 유저들이 원하는 또는 등록 가능한 단어 조합들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물론 이 서비스는 유료였고 불과 1년만에 그는 의사 연봉보다 많은 4천500만원을 매달 벌어들이게 되었습니다.


▼케빈 함에게는 또 한번의 대박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이 터지면서 수 많은 IT관련 주식들은 무너지고 닷컴 사업들은 문을 닫게 되었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값비싼 도메인 이름들이 시장에 나왔습니다. 이 때 케빈 함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동안 벌었던 돈으로 수천개의 도메인들을 사들였죠. 특히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던 그는 지금은 개당 수십억원이 넘는 'God.com', 'Heaven.com', 'Christian.com' 등의 희귀한 도메인을 푼돈에 손에 넣었습니다. 여기에 전세계 기독교인들에게 알맞는 광고를 걸었죠.


▼그는 갑자기 아프리카 카메룬과 중동의 오만에 비행기를 타고 날라가 정부 고위관계자들을 만났습니다. 인터넷 주소뒤에 .com이 붙는 형태인데 많은 사람들은 주소를 입력할 때 'c'나 'o'를 빠뜨리는 실수를 더러 저질렀죠. 'cm'은 카메룬의 국가 도메인이고 'om'은 오만의 도메인입니다. 케빈 함은 이들 국가를 상대로 협상을 벌이고 수익성 있는 도메인들 수십만개를 사들였습니다. 예를 들어 'daum.cm'과 'daum.om'을 사들여 광고로 연결시켜 수익을 창출하게 된 것이죠.


▼2002년, 케빈 함은 연 10억원의 순수익을 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불과 6년 뒤, 그는 30만개의 도메인 포트폴리오를 갖춘 인터넷 왕국을 건설했고 연 800억원을 벌어들이고 있었죠. 당시 케빈 함을 취재했던 CNN은 그가 하루에도 30~100여개의 도메인을 사들이고 있었고 'FruitGiftBaskets.com' 같은 경우 3,000만원, 'HotelDeals.com' 같은 경우 1억8,000만원을 주고 선뜻 샀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명 '도메인 스쿼팅'과 '오타 스쿼팅' 등의 수익모델로 7년간 3,000억원의 재산을 모은 케빈 함은 구글의 성장과 검색엔진 및 포털 사이트들의 상승세로 더 이상 사업이 효율적이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 모두 처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벤쿠버 시내 27층짜리 건물에 인터넷 광고 솔루션 회사인 '리인벤트 테크놀로지'사를 설립하게 되었죠.


▼그 후 인터넷 업계에서 케빈 함의 소식은 더 이상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그가 소속된 교회에서 필리핀과 멕시코 등지에 의료 자선 사업 및 선교를 다니고 있다는 소식만 간간히 알려지고 있는 상황이죠.


▼한 때 CNN과 포춘500이 '아무도 알지 못하는 인터넷의 실소유주' 또는 '닷컴의 황제'로 불렀던 캐나다 교포 케빈 함, 과연 그는 10여년이 지난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SNS에 마지막으로 포착된 그의 근황에 따르면 케빈 함은 지난 2015년 2월에 하버드 경영 대학원에 입학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