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의 제11기갑기병연대 (11th Armored Calvalry Regiment)가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국립훈련센터에서 훈련에 돌입할 때, 보통 이들의 주요 임무는 적군으로 둔갑하는 것입니다. 최대한 실전과 같은 시뮬레이션을 위해서 단순히 두 미 육군 부대가 붙는 대신에 제11기갑기병연대는 러시아제 탱크와 장갑차들을 선보이죠. 하지만 실제로 러시아제를 사들여 오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러시아제 전차들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다음은 실전과 같은 미군 훈련 시뮬레이션에 출연하는 가짜 적군 탱크의 비밀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여기는 1979년, 포트 어윈에 오픈한 국립훈련센터 (National training Center)입니다. LA에서 100마일 떨어진 이 사막 지대에는 중동에서 탈취한 러시아제 전차와 장갑차 샘플들이 몇 대 있죠. 세계 2차대전이 끝난 후 미 국방부는 가장 실전과 같은 훈련을 위해 적군의 장비와 무기 샘플들을 똑 같이 모방해서 모조품들을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VISMOD' (visually modified: 시각적 튜닝) 차량들입니다. 미 국방부는 가장 먼저 돈을 들여 아래 보이는 기존 M-551 셰리든 경전차를 개조해서 구소련제 T-80 전차와 BMP-1 캐리어로 탈바꿈했죠. 벌써부터 브래들리 전차로 전향한 미 육군은 사용이 중단 된 셰리든을 처치할 방법을 찾는 중 이런 식으로 훈련 시뮬레이션에 투입시키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UH-1을 소련제 Mi-24 헬기로 개조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내부는 똑 같고 외부 겉 모습만 바뀌게 되었죠. 아래는 1998년부터 M-551을 대체하게 된 M113 전차를 러시아 T-72 탱크 시리즈로 튜닝한 모습입니다. 이 탱크의 튜닝에는 많은 강화 섬유 유리가 들어갔다고 합니다. 현재는 M-551보다 저렴하고 유지하기 쉬운 M113 전차를 가짜 적군 탱크로 많이 사용한다고 하죠.
▼M113 전차는 흔히 'OSV' (적군 대체차량)로 불리는데, M-551 셰리덴 때 보다 비용이 50% 이상 절감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미 국방부는 아래와 같이 다목적 군용차량 험비 (Humvee)를 VISMOD로 개조해서 러시아의 BRDM-2 장갑차로 둔갑시켰습니다. 이 험비에는 실제로 TOW 미사일을 장착시켜 훈련 때 사용하고 있죠. 현재 미 해병대 제 1대대와 제 41보병연대가 이 VISMOD들을 활용하고 있고, 독일에서도 NATO 국가 멤버들이 위장무늬를 지역 적군에 맞게 살짝 바꾼 VISMOD 차량들을 훈련 시뮬레이션에 활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