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조국 대통령 경호는 남달라? 백악관 비밀경호국의 삶 톱10

지난 11월 미국 45대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식 까지 한 달이 남은 가운데 비밀경호국 (Secret Service)으로 부터 그의 가족이 보호받는데 매일 100만달러 (11억8,000만원)의 비용이 세금으로 충당되면서 큰 논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백악관 비밀경호국의 주 임무 중에 하나가 바로 대통령 당선인과 당선인 가족을 보호하는 것이고 한 해 예산으로 18억달러 (2조1,384억원)가 주어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논란은 곧 수그러들었죠. 사실, 1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비밀경호국에 대한 정보는 아직까지 많이 알려지지 않고있습니다. 다행히(?) 전직 백악관 비밀경호원 팀장이었던 제프리 로빈슨과 로널드 케슬러 등의 자서전들을 통해 우리는 그들의 비밀스러운 삶을 엿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지금까지 베일에 가려져 있었던 백악관 비밀경호국의 삶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피눈물도 없는 선발과정

일단 비밀경호요원 지원 자격부터 갖추려면 당연히 미국 시민권이 있어야 되고 세부적인 신원조사와 거짓말탐지기 시험이 들어갑니다. 나이는 21세에서 37세 사이에 지원이 가능하고 운전면허증 소지, 양쪽 시력 2.0, 4년제 대학 졸업장, 평균학점 3.0 이상이 필요하죠. 여기까지 지원 자격과 서류면접이 끝나면 10주짜리 '범죄수사 훈련프로그램'(CITP) 그리고 17주간의 '특수요원 트레이닝 코스' (SATC) 과정을 모두 마치고 우수 성적으로 통과해야만 최종적으로 백악관 비밀요원에 선발될 수 있습니다.


2.  생각보다 평범한(?) 보수

현재 비밀경호국에는 3,200명의 비밀요원(SS)들과 1,300명의 경비부 경찰(USSSUD) 그리고 2,000여명의 기술직/지원 직원들이 있습니다. 물론 이들이 받는 보수는 다 다를 수 밖에 없죠. 일단 공개된 비밀요원들의 연봉을 보겠습니다. 처음 신입으로 들어왔을 경우 경력과 선발과정 성적에 따라 2016년 기준 연봉 55,000달러 (6,535만원)에서 78,000달러 (9,267만원) 사이를 받습니다. 여기에 업무시간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추가 근무수당으로 전체 연봉의 25%를 더 받게 되죠. '글래스도어'에 따르면 보통 7년차 이상 되는 비밀요원들은 12만달러 (1억4,256만원), 팀장급은 16만달러 (1억9,000만원) 정도를 받는다고 합니다.


3.  꿀잠은 포기해야되는 근무시간

보통 비밀경호국 소속 현장파견 요원들은 근무 패턴이 정해져 있다고 하죠. 먼저 2주 동안은 낮 근무를 하게 됩니다. 바로 다음 2주 동안은 철야 근무를 하게 되죠. 그리고 그 다음 2주는 밤 근무를 합니다. 이렇게 6주간의 밤낮이 바뀌는 근무 일정이 끝나면 2주 동안 훈련을 받습니다. 이 훈련은 연차와 직급에 상관없이 실전 대비를 위해 매번 받게 되죠. 훈련 기간이 끝나면 다시 교대 근무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닙니다. 이러한 8주짜리 근무교대+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동시에 끊임없는 출장과 파견을 다녀야 합니다. 이러다 보니 대부분의 비밀요원들은 에너지와 체력이 바닥나서 또는 가족과 불화가 생겨서 4~5년만에 그만 둔다고 하죠.


4.  집중력을 요구하는 알 수 없는 암호명

클린턴 대통령은 암호명이 '이글'(eagle) 이였습니다. 보통 클린턴 대통령이 등장하면 비밀요원들은 서로 무전기에 "이글이 떴다!"라고 속삭이면서 각 위치를 잡았죠. 오바마 대통령 암호명은 '레네게이드'(renegade)입니다. 'R'자 알파벳 돌림으로 영부인 미쉘 오바마는 '르네상스'(renaissance), 오바마의 두 딸들은 '레이디언스'와 '로즈버드'로 불렸죠. 이 외에도 모든 작전과 움직임 또한 암호명과 숫자로만 통합니다. 수시로 바뀌는 암호 때문에 아무리 도청을 해도 움직임 파악이 불가능하도록 계획되었죠. 하지만 이만큼 요원들이 외워야 하는 암호들도 너무 많아 정말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5.  끝없는 출장과 대통령 해외방문 경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부터 올해 12월 까지 총 58개의 나라들을 방문했습니다. 참고로 CNN은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백악관 비밀경호국이 총 34,062번의 출장과 해외방문을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이 수치는 18명의 미국 최고위 간부 (부통령, 국회의장 등)들의 경호와 해외뿐만 아니라 미국 영토 내 방문들을 모두 포함한 것입니다. 그리고 3만여 방문이 이뤄질 동안 수백명의 비밀요원들이 함께 움직였죠.

6.  항상 먼저 도착하는 것은 기본

여기서 '먼저 도착한다'가 뭐 1시간 일찍 이정도가 아닙니다. 전직 요원 팀장 제프리 로빈슨에 따르면 백악관 스태프와 비밀경호국 요원들은 대통령이 방문할 장소에 평균 3개월(!!!) 전부터 사전방문이 이뤄진다고 합니다. 먼저 그 지역 법조계와 치안담당을 만나 협조를 구하고 대통령 이동거리 10분 안에 응급실이 있는 병원 유무를 확인하며 3개월간 비행기 이착륙부터 주변 교통을 모두 조사하게 되죠.


7.  요원 1,000명과 5대의 비행기가 함께하는 해외방문 

벌써 언론을 통해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은 똑같이 생긴 백업 위장용 에어포스원과 함께 날아다닌다고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총 5대의 항공기가 같이 날아간다고 하죠. 이들 중 대통령의 헬기와 리무진, 각종 차량, 통신장비, 그리고 수백명에서 천명에 가까운 비밀요원들과 스태프 멤버들을 실어 나른다고 케슬러는 말했습니다. 참고로 에어포스원은 비행할 때 시간당 228,000달러 (2억7,086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8.  사전 주변조사와 신원확인

비밀요원들은 훌륭한 사격솜씨와 개인 격투기술도 중요하지만 비상한 센스와 뭔가 평범하지 않은 상황을 감지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 케슬러에 따르면 대통령이 연설할 호텔이나 어느 회의장에 도착하기 전, 그 건물 안에 종사하는 모든 스태프들의 신원확인이 이뤄진다고 합니다. 여기에 큰 범죄가 아닌 3급 폭행전과가 있는 사람이라도 당일날 입장이 거부되죠. 대통령이 호텔에 묶는 경우, 위아래 3개 층을 모두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차지하고 특히 음식이 제공되는 주방에는 모든 기존 인원이 휴가를 받으면서 대통령 전용 키친 스태프가 들어가게 됩니다.


9.  가장 기억에 남는 혜택

전직 경호국 팀장이었던 케슬러와 로빈슨 두 명 모두 가장 기억에 남는 혜택으로 해외여행과 자기개발을 뽑았습니다. 물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여행은 아니지만, 남들이 전혀 가보지 못한, 경험해보지 못한 여행을 즐기게(?) 되었다고 하죠. 아주 짧은 예로 일반인들은 존재조차 모르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비밀 통로에 대통령을 모시고 들어가는 등 일생에 단 한번 뿐인 경험들이 바로 혜택으로 다가왔다고 합니다. 여기에 여러 언어들을 배우고 집에서도 하지 못했던 요리 강습과 헬기 조종, 잠복 영업사원 등 가지각색의 뜻하지 않은 자기개발이 가장 큰 혜택이었다고 하죠. 


보너스.  비밀경호국은 링컨 대통령이 암살된 날 설립

미국 제 16대 대통령이었던 아브라함 링컨은 1865년 4월 14일에 비밀경호국을 최초로 설립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날 당일 밤, 링컨 대통령은 워싱턴의 포드극장에서 연극관람 중 남부 배우 J.부스에게 피격당해 사망했습니다. 하루만 더 일찍 비밀경호국이 설립되었더라면 어떠한 보호를 받았을지 모르는 일이었죠.

본 콘텐츠는 로널드 케슬러의 "The First family Detail: Secret Service Agents Reveal the Hidden Lives of the Presidents"와 제프리 로빈슨의 "Standing Next to History: An Agent's Life Inside the Secret Service" 그리고 월스트리트저널의 단독 기사 "What It's Really Like in the Secret Service"를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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