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폭격기'로 잘 알려진 미 공군의 전략 스텔스 폭격기 B-2 스피릿은 화살촉 같은 생김새부터 SF 공상영화에서나 나올 듯한 모습이 절대 평범해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미군이 공격할 때 항상 적 방공망을 몰래 뚫고 최일선으로 날아가는 B-2는 북한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군용기라고도 하죠. 그렇다면 이 최첨단 폭격기의 가격은 얼마일까요? 일단 '같은 무게의 금값 보다 더 비싼 군용기'라는 별명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하늘을 나는 미국의 보석이 한 순간에 재더미로 변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다음은 2조원이 한방에 증발한 미 공군 역대 최악의 사고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소련과 한창 냉전을 벌이던 1979년, 미 공군은 당시 운용중인 B-52 폭격기를 대체할 새로운 프로젝트로 노스롭 그루먼사와 손을 잡고 B-2 폭격기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당시 개발과 생산 계획조차 공개되지 않았을 정도로 극비리에 진행된 B-2 폭격기 프로젝트는 1989년 7월에 세상에 공개되면서 최초로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1993년 12월, 미국 공군에 처음 배치되었습니다.
▼현재 미 공군은 총 20대의 B-2 폭격기를 운용하고 있는데, 대당 가격은 한화 2조원에 육박하죠. 이 금액이면 우리나라 공군이 현재 운용중인 1,100억원짜리 F-15K 전투기를 20대나 구매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B-2 스프릿과 같은 무게인 45톤의 순금 값은 약 5억3,000만 달러 (약 6,082억 원) 밖에(?) 나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금값으로만 비교했을 때 B-2가 무려 3배 이상의 가격을 자랑하고 있죠.
▼B-2 폭격기의 최대 장점은 바로 놀라운 고도의 스텔스 성능입니다. 특히, 레이더 뿐만 아니라 적외선, 음향, 전자기적 및 시각적인 팀 등에 대응한 설계를 통해 전체적으로 피탐지성이 감지되었죠. 뿐만 아니라 엔진의 배기열을 이용한 적외선 탐지의 기능성을 줄이기 위한 배기냉각 시스템을 갖추었고, 이 때문에 일반 폭격기 격납고가 아닌 에어컨 시설이 설치된 별도의 전용 격납고에서 관리된다고 합니다.
▼B-2 스피릿은 19992년 3월, NATO의 유고 연방 공습작전인 코소보전에서 첫 실전참가를 맛 봤습니다. 총 4차례의 공증급유를 받으면서 25시간 넘게 비행할 수 있는 B-2 스피릿은 무려 80발의 500파운드급 Mk-82 범용폭탄을 투하시킬 수 있죠.
▼그런 최첨단 폭격기가 한 숨의 재로 변하는 거대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때는 바로 2008년 2월 23일 오전 10시30분, 괌의 앤더슨 미 공군기지에서 일어났습니다.
▼지난 4개월 동안 괌에서 미 공군 제393해외원정부대와 제509폭격비행단이 운용하던 3대의 B-2 폭격기는 마지막 비행 훈련을 앞두고 함께 이륙했지만 한대가 이륙을 시도한지 단 10여초 만에 추락을 하고 말았습니다.
▼당시 이 폭격기에 탑승하고 있던 두 명의 조종사들은 다행히 추락 직전에 탈출해서 모두 목숨을 건질 수 있었죠.
▼아래는 사고 현장에서 발견되었던 조종석입니다. 두 명의 조종사들은 괌 해군 병원에서 간단한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죠.
▼이륙하자마자 두 명의 탑승자가 무사히 탈출하고 폭격기가 추락하는 모습을 아래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2조원이 한방에 증발한 미 공군 역대 최악의 사고 장면이죠.
▼추락사건이 일어난 직후, 앤더신 공군기지에 있던 모든 B-2 폭격기들은 추가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운용이 중단되고, 미 공군 제96폭격편대 소속의 B-52 폭격기 6대가 대신 괌으로 들어와 대체되었죠.
▼미 공군 자체 사고조사위원회가 발표한 결과, 전날 왔던 비로 인해 B-2 폭격기의 100달러짜리 에어데이터 센서가 주변 습도를 잘못 측정해 일어난 사고로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이 잘못된 데이터를 수신받은 B-2 폭격기의 비행 제어통제 컴퓨터가 결국 오작동을 일으켜 이륙시에 진로와 속도에 영향을 주어 추락하게 되었다고 발표되었죠.
▼이로 인해 대당 2조원에 육박하는 모든 B-2 폭격기들은 전면 검정이 이뤄졌고, 3개월이 지난 4월 15일이 되어서야 다시 운행이 재개되었습니다.
▼당시 관 앤더슨 미 공군기지 CCTV로 촬영된 실제 추락 장면은 아래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