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때문에 잘못 알고 있는 총기사용에 대한 착각

일반인들이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엄청난 제작비용이 들어가는 블락버스터급 액션영화에는 현실적인 디테일 보다는 여기저기서 펑펑 터지고 관객이 만족할 수 있는 오버 액션이 사용되기 마련입니다. 특히 액션영화에서 필수인 총기사용에는 더더욱 현역 군인들이 납득할 수 없는 모습들이 스크린으로 보여지고 있죠. 다음은 액션영화 때문에 대중에게 잘못 알려진 총기사용에 대한 오해 8가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총 소음기로 조용히 타켓을 처리할 수 있다?

소음기는 총알을 발사시키는 가스의 속도와 소음을 줄여주는 역할을 해줍니다. 하지만 소음기는 소리를 약간 줄여줄 수는 있어도 없애지는 못하죠. 군대를 다녀온 우리나라 성인 남성들은 총을 한번이라도 쏴바서 다들 아실겁니다. 총 소리는 제트 엔진만큼 엄청나죠. 작은 쇠 튜브로 이 소리를 잡기에는 어림도 없습니다. 수치로 말하자면 일반 총소리가 140에서 160 데시벨인 가운데 소음기를 단 총은 120에서 130 데시벨을 냅니다. 이 정도 소리는 귀 바로 옆에 전동식 드릴을 돌리는 것과 마찬가지죠.


2.  총에 맞으면 뒤로 날라간다?

헐리우드 액션영화에서는 총알에 맞은 악당들이 공중부양해서 뒤로 붕 날라가는 장면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샷건들이 이러한 장면들을 많이 연출하죠. 하지만 아쉽게도 이것은 단순 물리 법칙을 무시하는 모습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총을 쏘는 사람이 받는 반동이 총알을 맞는 사람이 받는 반동과 비슷합니다. 이 때문에 스크린에서는 총을 맞고 날라가는 것이 멋있어 보일지는 몰라도, 현실에서는 약간의 반동으로 몸이 뒤로 밀리게 되죠.


3.  무제한으로 퍼붓는 총알

전쟁 영화를 보면 몇 분이 지나도록 총알을 퍼부으면서 탄창을 갈지도 않고 영화가 이어집니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AK-47을 자동으로 사용할 경우, 탄창 하나를 비우는데 불과 3~4초 밖에 걸리지 않죠. 물론 영화에서 몇 초마다 탄창을 갈아끼우면 스토리가 제대로 흘러가지 않겠죠? 

4.  주인공은 어디에 숨어도 총알을 다 막아준다?

영화 총격씬에서 적이 총알을 날릴 때 주인공은 항상 자동차 문이나 슈퍼마켓 매대 또는 집 쇼파 뒤에 숨어서 총알을 피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벌써 벌집같이 총알에 다 박혀 죽어있겠죠. 작은 구경의 권총 몇 가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총기류는 콘크리트 블록은 물론 철판 여러 겹도 뚫고 목표물을 맞출 수 있습니다. 


5.  과도한 총 장전/코킹 소리

언제부터인가 총기에서 공이치기를 뒤로 당겨 격발 준비상태로 만드는 이 '코킹' 행위는 헐리우드 액션영화의 필수 장면이 되어버렸습니다. 가끔씩은 너무 과도하게 총을 꺼내거나 스크린에 보여줄 때 마다 장전을 연발하죠. 하지만 옛날 서부영화의 권총들을 (한 발 쏠 때마다 장전해야되는 총) 제외하고는 전혀 말이 안되는 장면입니다. 요즘 권총들은 내부에 공이치기가 장착되어 수동적인 코킹이 전혀 필요하지 않을뿐더러 매 라운드마다 일부러 코킹을 하면 멋진 소리 한번 내려고 새 탄창을 비우게 되는 꼴이 되어 버리고 말죠. 


6.  총으로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

요즘 액션영화에서는 총알 한 발로 차량이나 배럴통 또는 다른 물건들을 화려하게 폭발시켜 불에 휩싸이게 만드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우리가 아는 일반 총알은 불꽃을 튀기면서 폭발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죠. 참고로 대부분 구리로 만들어진 총알은 불꽃을 만들어낼 수 없을뿐더러 훨씬 찾아보기 힘든 스틸 총알도 연료탱크를 폭발하기에 역부족이라고 합니다.


7.  방탄쪼끼는 자동 소총도 막는다?

미국 듀폰 사가 개발한 '케블라' (kevlar)라는 성분으로 만들어진 방탄쪼끼는 액션영화 주인공이 입으면 자동 소총에 맞아도 잠시 쓰러졌다가 일어나는 마술을 부리게 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25년 이상 개발되어 온 이 방탄쪼끼 기술력도 자동 소총이나 기관총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죠. 심지어 미군이 전장에서 착용하는 천만원에 가까운 15kg짜리 특수 방탄쪼끼도 20m 안에서 자동 소총급 이상의 총기에 맞으면 즉사할 수 밖에 없죠. 


8.  좋은 시력과 조준만으로 장거리 저격을 할 수 있다?

영화뿐 아니라 FPS 게임에서도 스나이퍼 역할은 매우 높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은 시력과 조준 능력만 되면 장거리 저격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큰 오해를 갖고 있죠. 먼저 20m, 50m 또는 100m에 있는 목표물을 저격하는 것과 2km 거리에 움직이는 목표물을 저격하는 것은 엄현히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엘리트 스나이퍼들은 방아쇠를 당기기 전에 공기 저항부터 바람 방향, 온도, 해발 높이 등 수 많은 요소들을 적용시켜야 하죠. 특히 차가운 공기에 고도가 높을 경우에는 화약이 빠르게 타고 총알이 낮고 빠르게 날아가며 반대로 공기가 따듯하거나 고도가 낮을 경우에는 총알이 높게 뜨면서 상대적으로 느리게 날아간답니다. 이러한 모든 요소들을 고려해야되기 때문에 결코 좋은 시력과 조준만으로는 장거리 저격이 가능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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