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김에 전투기를 훔쳐 도심 한가운데 몰고 온 전설의 해병대원

해병대 출신이라면 국적을 불문하고 '불가능'이라는 단어를 매우 싫어한다고 하죠. 1956년 9월 30일, 미국 해병대원인 토마스 피츠패트릭 (Thomas Fitzpatrick)은 전문가들이 내다본 10만분의 1 확률을 뚫고 불가능한 일을 해냈습니다. 그것도 만취 상태로 말이죠. 다음은 미국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술김에 전투기를 훔쳐 뉴욕 맨하탄 도심 한가운데 몰고 온 전설의 해병대원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사건이 결코 마지막이 아니었다는 것이죠.

▼당시 26세의 토마스 피츠패트릭은 2차 세계대전과 6.25 한국전쟁까지 참전했던 혈기왕성한 미군 해병대원이었습니다. 참고로 그는 한국전에서 퍼플하트와 실버스타 명예훈장까지 받았던 인정받는 베테랑이었죠.


▼그는 전쟁이 끝난 후 뉴욕 맨하탄의 한 술집에서 해병대 동료들과 술을 마시던 중 누군가가 제안한 "뉴저지에서 맨하탄까지 15분만에 올 수 없다"는 내기를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사실 지금같이 도로포장이 잘 되어 있는 상황에서도 차로 토마스의 뉴저지 집에서 맨하탄 까지 28분 정도가 걸리는데, 1950년대에는 정말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었죠.


▼하지만 새벽 3시에 이 내기를 받아들이고 행동에 옮긴 토마스는 뉴저지주의 테테르보로 비행학교에 몰래 숨어들어 노후된 싱글엔진 전투기를 훔친 뒤 라디오나 불빛 하나 없이 깜깜한 새벽밤에 온갖 고층빌딩들을 뚫고 맨하탄에 착륙했습니다.

▼당시 미국 경찰 항공국은 이 비행 사건을 '성공할 확률 10만분의 1'로 평가했고, 대대적으로 보도를 하게 된 뉴욕타임즈는 토마스 피츠패트릭의 이착륙을 '길이 남을 역대급 항공술'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비행기를 도난당한 주인은 따로 고소를 하지 않았지만 토마스는 뉴욕시로 부터 100달러의 벌금을 부여받고 조종사 면허증이 취소되었습니다. 


▼하지만 불과 2년 뒤, 토마스는 또 한번 같은 장소에서 전투기를 훔쳐 이번에는 조금 더 멀리 떨어진 맨하탄 187번가에 비행기를 착륙시켰습니다. 


▼그 이유는 더 황당했는데, 또 다시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해병대 동료들이 그의 말을 믿지 않아 직접 보여주려고 비행기를 훔쳐 범행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재판관과 배심원들이 아무리 기적과 같은 비행이었다고 하지만 두 번째 비행기 절도 사건을 곱게 내버려두지 않았습니다. 토마스는 6개월 징역형을 선고 받고 감옥에서 형을 살아야 했죠. 하지만 그의 불 없는 깜깜한 밤의 만취 비행 실력은 지금까지도 미 해병대의 전설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6.25 한국전쟁 참전용사 토마스 피츠패트릭은 2009년, 7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뉴욕 맨하탄에 위치한 워싱턴 하이츠의 술집에는 그를 기리는 '토미 피츠: 한밤중의 비행' (Tommy Fitz: the Late Night Flight)이라는 칵테일 음료가 서빙되고 있죠. 반세기 전 토마스가 즐겨 마시던 이 칵테일에는 칼루아와 보드카, 블랙베리와 심플 시럽 등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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