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이 유일하게 지폐가 아닌 동전에 들어간 진짜 이유

 

 

일상에서 자주 쓰는 동전, 지폐 등에는 우리나라 위인들의 초상화가 새겨져있다. 그러나 이를 유심히 보거나 "왜 그럴까?"라고 고민할 일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지폐를 보면 인물과 그와 관련된 사물 및 배경이 같이 그려져있다. 반면 동전은 다르다. 10원, 50원, 100원, 500원 이렇게 통용되는 4 개의 동전 중에 인물이 담겨있는 건 하나뿐이다. 100원에만 유일하게 인물이 담겨있는데, 그게 바로 이순신 장군이다. 그렇다면 이순신 장군은 왜 유일하게 지폐가 아니라 동전에 새겨져 있을까?

 

 

한국은행

보도에 따르면 한국은행 관계자는 화폐의 액면 가치와 인물의 중요도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일반적으로 한 번 화폐 인물로 선정하면 계속 그 인물을 화폐 도안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이 100원 동전에 새겨진 것은 꾸준한 논란거리였다. 한 네티즌은 "이순신 장군 초상을 아무 데나 굴러다니는 100원 짜리 동전에 모신 것은 너무 심하다."라고 말했으며, 또 다른 네티즌은 "어떻게 나라를 구한 위인이 학보다 낮은 금액일 수가 있느냐?"라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사실 명확하게 왜 100원 동전에 이순신 장군이 새겨진지 나온 바는 없기 때문에 네티즌들이 추측한 그들의 가설들을 보며 그 이유를 추정해보고자 한다.

 

가설 1. 조선시대에는 '무'보다 '문'을 중시해서?


KBS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일부 네티즌은 위와 같이 주장한다. 당시 조선의 시대상이 반영된 결과, 이순신 장군이 다른 사람들보다 작은 단위인 100원 동전에 새겨졌다는 것이다. 모두 익히 아는 것처럼 조선시대는 성리학을 중시하던 문치주의 국가였다. '무'보다는 '문'을 중시했고 실제로 문과 급제자가 무과 급제자보다 사회적으로 더 인정을 받았다고 한다. 즉, 이 의견을 제시한 네티즌은 이순신 장군은 무과였기 때문에 문과 출신인 다른 인물보다 더 낮은 금액에 초상화가 들어가게 된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현재 화폐에 새겨진 인물들을 보면 다 조선시대 인물이다. 5만 원권에는 신사임당, 1만 원권에는 세종대왕, 5천 원권에는 율곡 이이, 1천 원 권에는 퇴계 이황의 초상화가 담겨있다. 그런데 신사임당의 경우 다른 인물들보다 후대에 5만 원 권을 발행하면서 추가적으로 들어오게 됐다. 따라서 신사임당을 제외하고 생각한다면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과 성리학의 양대 산맥인 율곡 이이와 퇴계 이황이 들어간 것이 이상할 게 없다. 

다만 실제로 이런 이유로 인물별 금액 단위가 정해진 것이라면 논란을 피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시대는 변하고 있고 예전과 기준도 가치도 많이 바뀌었다. 더욱이 '차별'과 '특정 직업에 대한 천시' 등은 현대에서 굉장히 예민한 문제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은행 측은 구체적인 이유를 밝힌 적이 없다.

 

가설 2. 자주 쓰이는 돈이라서 의미 있는 인물을?


(배경) 네이버 블로그 'gompange9' / (삽입 이미지) 노컷뉴스

또 다른 네티즌은 이순신 장군을 100원 짜리 동전에 넣은 것은 작은 금액이긴 하지만 그만큼 자주 쓰이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누구나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 동전 뒷면에 새겨진 이순신 장군을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하게 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세계의 화폐들을 근거로 꼽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중요 인물은 유통이 많이 되는 돈에 새긴다는 설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는 민주주의의 국가로 알려졌고 역사가 짧다 보니 주로 대통령이 담겨 있는 화폐가 많다. 그중에서도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은 25센트와 1달러라는 작은 단위의 동전에 새겨져있다. 이를 두고 어떤 대통령이 더 위대하고 덜 위대하고를 따지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다.


일각에 알려진 말에 따르면, 조지 워싱턴에게 화폐를 만드는 사람이 찾아와 초상화를 새겨주겠다고 하자 조지 워싱턴은 25센트 동전에 자신의 초상화를 새겨 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에 의문이 들어 겨우 25센트 동전에 새겨달라는 거냐고 묻자, 조지 워싱턴은 가난한 사람들도 가질 수 있는 동전인 25센트에 자신의 초상화를 새겨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초상화를 가질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네이버 블로그 'llkdjhh2412'

떠도는 말인 만큼 이 일화가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미국이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을 실제로 25센트나 1달러처럼 쉽게 접할 수 있는 화폐에 새긴 이유가 가능하면 많은 이들이 그를 보게 하기 위해서는 맞다. 이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존경하는 이순신 장군이 100원 짜리 동전에 새겨진 이유가 진짜 이런 이유일 수도 있지 않을까?

 

50환, 500원, 그리고 다시 100원으로


한국은행

그런데 이순신 장군은 100원 자리 동전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순신 장군이 화폐에 제일 처음 등장한 것은 1958년 발행된 50환 짜리 지폐 뒷면이었다. 이 당시에는 동상 형태의 이미지로 등장했었다. 하지만 1962년 화폐개혁과 함께 사라졌고, 1970년 11월이 되어서야 100원 짜리 동전으로 재등장하게 된다.

 

(배경) 네이버 블로그 'icosession' / (삽입 이미지) 한국은행

그리고 1973년 9월 1일, 이순신 장군은 한국은행에서 발행한 500원권 지폐의 초상 인물이 되었다. 이 지폐의 전면에는 이순신 장군의 초상과 거북선이, 후면에는 현충사가 새겨져있었는데, 이 지폐는 1982년에 500원이 동전으로 바뀌기 전까지 사용되었다. 그러나 1982 학을 새긴 500원 짜리 동전이 나오면서 이순신 장군의 초상도 500원권 지폐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는 100원 짜리 동전에 초상 인물로서 남아있다.

 

 

금액이 그 인물의 가치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역할과 각자의 위대한 점이 있을 것이다. 낮은 금액의 화폐에 초상화가 담겼다고 덜 중요한 인물도 아니고, 더 높은 금액의 화폐에 새겨졌다고 해서 더 대단한 인물도 아니다. 그들의 업적을 단순히 돈의 가치 몇 배의 차이라고 해서 수치화 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역으로 생각하면 누군가에게는 쉽게 접하는 100원이 더 인상 깊을 수도 있다. "돈이면 다 된다."라는 생각이 만연해진 요즘이지만 적어도 화폐에 새겨진 위인들의 가치를 돈의 가치대로 매길 수는 없지 않을까?

 

조선비즈

다만 요즘은 점차 '동전 없는 사회'가 되면서 예전만큼의 100원 유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후에는 동전뿐 아니라 현금도 없어질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카드 결제는 물론이고 모바일 결제가 더 상용화됨에 따라 거스름돈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현재도 '현금 없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곳들이 종종 있다. 이렇게 변하다 보면 우리는 동전은 물론이고 지폐 역시 자주 접할 일이 없어질지도 모른다. 따라서 시대 변화에 따라 이에 대해 논의해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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