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 PD들이 퇴사하자마자 1순위로 찾아가는 스튜디오의 비밀

방송국 PD들이 퇴사하자마자 간다는

 이 스튜디오의 비밀

지난달부터 <아이템>, <로맨스는 별책 부록> 등 2019년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봄 드라마들이 속속 시작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는 드라마는 방송사의 이름을 달고 나오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송사가 모든 드라마를 제작하는 것은 아닙니다. 


드라마 아이템,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

정부가 1991년 도입한 외주 정책으로 방송사들은 독립제작사나 지상파 자회사에 드라마 제작을 위탁하기 시작했죠. 현재는 전체 드라마의 약 70%를 외주 제작사에서 만들고 있습니다. 게다가 제작비를 방송국에서 받을 뿐, 어떤 드라마를 제작할지 기획하고 작가들과 계약을 맺는 일까지 제작사에서 직접 담당하고 있다는데요. 최근에는 대기업 태생의 한 드라마 전문 제작사가 연이어 초대형 히트를 치고 있어 화제입니다. 



지상파 PD들의 발걸음이 향하는 곳


드라마 앵그리맘, 드라마 미씽나인, MBC연예

<미씽나인>, <앵그리맘> 등을 연출한 MBC 최병길 PD가 최근 사직원을 제출했다는 소식입니다. 그가 MBC에서 퇴사하는 이유는 한 드라마 제작사로 자리를 옮기기 위해서인데요. CJ ENM의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인 '스튜디오드래곤'이 최PD의 새 거처가 될 거라고 합니다.


스튜디오 드래곤

사실 이 스튜디오에 자리를 잡은 방송 3사 출신 PD는 최병길 PD 외에도 많습니다. <미생>,<시그널> 등을 연출한 김원석 PD, <오 마이 비너스>와 <쌈 마이웨이>를 연출한 이나정 PD,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선샤인>의 이응복 PD는 모두 KBS 출신이죠. <하트 투 하트>와 <치즈 인 더 트랩>을 연출한 이윤정 PD는 최병길 PD와 같은 MBC 출신입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은 지상파 출신 PD들이 스튜디오 드래곤으로 자리를 옮기는 걸까요? 


드라마계의 공룡, 스튜디오 드래곤


드라마 도깨비, 드라마 미생, 드라마 시그널

스튜디오드래곤은 2016년 CJ ENM이 650억 원을 투자하여 설립한 제작사입니다. 등장한 지 2년 만에 수많은 드라마를 히트시킨 이 스튜디오의 별명은 다름 아닌 '공룡 제작사'인데요. 그간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드라마들을 훑어보면 어느 정도 납득이 가실 겁니다. <미스터 선샤인>, <도깨비>,<비밀의 숲>, <또 오해영>, <시그널>, <미생> 등이 이 제작사의 작품이죠. 최근 가장 크게 히트한 드라마들의 목록과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스터션샤인 공식홈페이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케이블에서 만드는 콘텐츠'를 지상파에서 은근히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드라마에서만큼은 이제 전세가 역전되었죠. 지상파 3사에서 방영하는 드라마보다 tvN, JTBC 등 케이블·종편 채널의 드라마가 훨씬 큰 인기를 얻고 있으니까요. 


스튜디오 드래곤 제작 드라마

같은 CJ 계열인 tvN의 드라마 중 다수는 스튜디오드래곤에서 제작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방영된 22편의 tvN 드라마 중 16개가 스튜디오드래곤의 손에서 탄생했죠. 모든 방송사에서 모셔가고 싶어 하는 드라마 작가와 해외 진출을 담보하는 한류 스타들 역시 스튜디오드래곤의 러브콜을 거부하는 일이 드물다고 합니다. 


치솟는 스튜디오 드래곤의 가치


스튜디오드래곤은 연간 20여 편의 드라마를 제작합니다. 그들 중 대다수가 시청률 10%를 가뿐히 넘기며 사람들의 입에 수시로 오르내리죠. 2017년부터는 세계 최대의 동영상 플랫폼인 넷플릭스와도 손을 잡으며 본격적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공략하는 중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스튜디오드래곤의 기업 가치 역시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는데요. 


네이버 증권정보

스튜디오드래곤은 2017년 11월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상장 당시 시가총액이 1조 원에 이르자 지나치게 고평가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지만, 첫날부터 공모가 대비 2배 이상인 7만 18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시가총액 2조 원을 돌파했죠. 지난해 1월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탄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는 최근 중국 시장 부진에 따라 주춤한 형세지만, 실적은 여전히 상승하는 중입니다. 


뉴스웨이

스튜디오드래곤은 자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399억 원으로, 전년대비 21.% 증가했다고 지난 14일 발표한 바 있습니다. 투자분석 솔루션 제공 업체인 에프앤가이드 역시 이 공룡 제작사의 미래가 밝을 것이라고 예측했는데요.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로부터 132.38% 상승한 929억 원,  당기순이익은 110.61% 증가한 754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방송사들의 대응


경향신문/PD저널

지난 1월 1일, SBS는 드라마 스튜디오 설립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SBS는 "작가 등 핵심 제작 요소에 투자 재원을 확대할 것"이라며 드라마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작가,배우, 판권 등을 적극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죠. 'SBS의 이런 행보는 드라마 시장을 장악한 스튜디오드래곤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제작 자율 폭이 큰 데다 유능한 PD와 작가들을 대량 보유하고 있으며, 수익구조도 다양한 스튜디오드래곤에 대적하기 위해 드라마 스튜디오의 분사를 결정했다는 것이죠. 


뉴스인사이드

설립이 결정되기 전, 한 SBS PD는 <PD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드라마 시장에서 지금의 체제로선 스튜디오드래곤과 같은 강력한 경쟁자와 경쟁하는 것이 점점 버거워진다는 것은 대부분 동의하는 것 같다"며 "물론 분사만이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해결책인지를 놓고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회사의 의지는 강력해 보인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미디어고양파주

JTBC 역시 드라마 부문의 스튜디오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디어 오늘>에 따르면, 홍정도 중앙일보· JTBC 사장은 작년 12월 사내 콘퍼런스에서 "스테이션에서 스튜디오로 무게 중심을 이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데요. 홍 사장은 또한 "과감한 시도로 트렌드를 선도하던 JTBC가 예전 같지는 않다."며 "경쟁상대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시각을 넓혀 참신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네요. 


올해 스튜디오드래곤에서 내놓을 콘텐츠들 중 기대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것은 6~7월 경 방영 예정인 시즌제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입니다. 한국 드라마는 아직 시즌별로 제작되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요. 최근 넷플릭스에서 시즌2를 제작 중인 <킹덤>이 전 세계의 이목을 끌자 <아스달 연대기>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상승했죠. 스튜디오드래곤에서는 <좋아하면 울리는>, <나홀로 그대>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도 준비 중이라고 하니, 올해는 이 공룡 제작사가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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