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55만 원 받던 퍼스널 트레이너 1세대는 이렇게 되었습니다

시간당 55만 원 받던 퍼스널 트레이너 1세대는

 이렇게 되었습니다.

아직 몇 번의 꽃샘추위가 남았다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날씨가 따듯해지고 있습니다. 겨우내 말라있던 나뭇가지에는 물이 돌고, 꽃봉오리도 하나 둘 터져 나오기 시작했죠. 아름다운 봄에 맘껏 취해있고 싶건만, 결코 외면할 수 없는 냉혹한 현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곧 여름이 찾아오리라는, 지난 몇 달간 나를 보호해 주었던 두꺼운 외투는 더 이상 입을 수 없다는 현실 말이죠. 


출처-아시아 뉴스통신

얇아지는 옷 아래로 보기 싫게 드러나는 군살을 정리하기 위해 슬슬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에 나서는 분들도 많이 계실 텐데요. 퍼스널 트레이너의 전문적인 도움을 받고도 싶지만, 통상 1회에 10만 원에 달하는 비용은 평범한 직장인에게는 꽤나 부담스럽죠. 


그런데 세상에는 운동에 그 이상의 금액도 거뜬히 투자하는 사람들이 있나 봅니다. 1시간에 10만 원이 아니라 55만 원의 강습료가 책정되고, 연봉은 2억 원을 뛰어넘는 트레이너도 있다고 하니까요. 오늘은 그 중에서도 최고 연봉을 기록했던 트레이너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하는데요. 그 주인공은 바로 대한민국 1세대 트레이너, 아놀드 홍입니다.


보디빌더, 그리고 트레이너


잘 하는 것과 잘 가르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지만, 나를 관리해주는 트레이너의 몸이 좋을수록 신뢰가 가는 것만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오늘 소개할 트레이너 아놀드 홍은 적어도 이 점에서는 흠잡을 데가 없죠. 각종 대회를 주름잡던 보디빌더 출신의 그는 건강하고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사시사철 유지하기 때문이죠. 


출처-아놀드 홍 인스타그램

1988년 보디빌딩의 세계에 처음 입문한 그는 2000년부터 미스터 서울, 미스터 경기, 전국 보디빌딩 선수권 등 각종 대회 1위를 휩쓸기 시작합니다. 2006년 은퇴 이후로 트레이너 일에 전념하던 그는 11년 만인 2017년에 대회에 복귀합니다. 다수의 대회에서 그랑프리 10번, 1위 10번을 기록하며 여전히 녹슬지 않은 실력을 뽐냈죠. 


특급호텔의 별 다섯 개짜리 트레이너


출처-카카오 TV 아놀드 홍

보디빌더 생활을 정리하기 2년 전부터  아놀드 홍은 '월드 짐'에서 트레이너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합니다. 일반인들에게는 PT의 개념조차 낯설던 시절, 1시간 강습료 11만 원을 받을 정도로 트레이너로서의 이름을 알렸죠. 2012년에는 힐튼 그룹이 운영하는 콘래드 서울 피트니스의 마스터 트레이너로도 활약합니다. 당시 아놀드 홍의 한 시간 수업료는 무려 55만 원에 달했다네요. 


출처-MBN

트레이너로서 자리를 잡은 아놀드 홍은 2008년 2월부터 재능기부에 나섭니다. 100일 동안 다이어트가 절실한 사람들의 운동과 식단 관리를 도와주는 '100일간의 약속' 프로젝트를 시작했죠.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동부지부가 후원하는 이 프로젝트는 놀랍게도 11년째 이어져, 올해 33기를 모집했습니다.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골수 팬


출처-영화 터미네이터

한국에서 나고 자란 토종 한국인이라는 그의 이름은 왜 아놀드인걸까요? 사실 그의 본명은 홍길성으로, '아놀드'는 직접 고른 예명입니다. 그가 예명으로 '아놀드'를 선택한 건 청소년 시절 우연히 잘못 들어간 상영관에서 영화 '터미네이터'를 보고 아놀드 슈워제네거에게 반했기 때문이라는데요. 



트레이너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도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차례로 잃고 방황하던 2004년, 슈워제네거가 홍보를 맡은 '아놀드 월드짐'으로부터 함께 일해보자는 제의가 왔다고 합니다.


"한국지사가 아시아에서 매출액 1위를 달성하면 창립 30주년 행사에 가서 아놀드와 미팅을가질 수 있다"는 월드짐 아시아 대표의 말에  채용 제의를 수락한 그는, 피트니스클럽에서 사용할  영어 예명으로 망설임 없이 '아놀드'를 택합니다. 입사 후 밤낮으로 일에 매달린 결과, 2년 후인 2006년에는 당시 미 캘리포니아 주지사였던 아놀드 슈워제네거와의 꿈같은 만남도 이루었다네요. 


아놀드 홍 GYM의 대표


출처-아놀드홍 짐

보디빌더에서 특급호텔 마스터 트레이너까지, 화려한 경력의 아놀드 홍은 자신의 이름을 건 피트니스클럽도 오픈합니다. 그의 '아놀드홍 짐'은 전국에 20개가 넘는 지점을 보유하고 있죠. 대표인 그의 연봉은 15년 전보다 훨씬 적은 5천만 원가량이지만, 아놀드홍 짐에는 5천만 원을 훌쩍 넘는 연봉을 받아 가는 트레이너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오너라고 거액을 가져가는 건 옳지 않다"면서 "트레이너들이 즐겁게 일하고, 잘 먹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밝힌 아놀드 홍은 아놀드홍짐의 차별성으로도 화려한 시설이 아닌 '트레이너의 서비스 질'을 꼽은 바 있습니다. 


출처-아놀드 홍 인스타그램

아놀드 홍은 최근 자신의 SNS에서 2004년에 총 4개월간 몸을 키우기 위해 약물을 복용했던 사실을 털어놓습니다. 약물을 투여하면서 겪었던 부작용도 함께 적었죠. 의학 전문 채널 '비온뒤'에도 출연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약물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었는데요. 15년이나 된 일을 굳이 고백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단시간 내에 몸을 키우기 위해 스테로이드를 투약하는 일반인과 선수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 라고 밝혔습니다. 


1971년생, 올해로 49세가 된 그는 여전히 운동과 대회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았습니다. 한 인터뷰에서는 "주말마다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대회에 참가해 피트니스 대동여지도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그는 원하는 대로 전국의 모든 피트니스 대회를 섭렵하며 노익장을 과시할 수 있을지, 70대가 되어서도 활발한 트레이너 활동을 계속하고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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