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재벌 총수들은 왜 하나같이 키가 클까?

왜 재벌 총수들은 하나같이 키가 클까?

출처: 한국 정책 신문 / 중앙일보

땅콩 회항 사건이 불거졌을 때, 그리고 최근 한진 일가의 갑질 논란이 일어났을 때 뭔가 특이한 점을 발견하지 못하셨나요? 아, 물론 그들의 상상초월 갑질 자체가 특이한 점이긴 하지만요. 그 외에도 한진 일가는 모두 눈에 띄게 키가 크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한진 일가뿐만이 아닙니다.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부동산 재벌로 유명했던 트럼프의 가족도 모두 키가 크죠. 


출처: TV조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재벌 총수들의 신장을 살펴볼까요? 삼성 이재용은 185cm, 현대 정몽구는 178cm, GS 허창수는 182cm, SK 최태원 179cm... 아니 대기업 총수인 것도 부러운데, 이들은 왜 하나같이 키까지 큰 걸까요? 혹시 신장과 부에 어떤 상관관계라도 있는 걸까요?


키 큰 사람이 돈도 잘 번다?


한진 일가나 트럼프 일가가 모두 장신인 것은 아마 유전 때문이겠지만, 그렇다면 애초에 키 큰 유전자를 물려준 사람들이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2004년에 진행된 한 연구에서 추측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키가 6피트(182.88cm)인 사람은 5.5피트(167.64)인 사람에 비해 약 30년 동안의 직업생활 동안 16만 달러(약 1억 8천만 원) 가량을 더 번다고 하는데요. '사회적 진출이 활발한 남성이 여성보다 돈을 더 벌기 때문 아니냐!'라고 반문하실 분들이 있을 줄로 압니다. 하지만 이 연구는 성별을 감안했을 때도 마찬가지 결과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출처: 한경닷컴

여기에 한 술 더 떠, 최근의 연구들은 키 큰 사람이 일반적으로 자신의 일과 삶에 더 만족을 느낀다는 사실 역시 발견했다는데요. 아니, 그럼 키 작은 사람들은 돈도 못 벌고, 직업과 인생에 만족도 못하고 산다는 말인가요? 이들은 대체 어떤 근거로 이런 말을 하는 걸까요?


이유 1. 청소년기의 활발한 대외활동


미 펜실베이니아 대학과 미시건 대학의 연구진들은 청소년기의 신장이 이 문제에 있어 성인이 된 후의 신장보다 훨씬 유의미하다고 밝혔는데요. 성별과 인종에 따른 격차를 배제하기 위해 조사 대상은 4천 명가량의 백인 남성으로 제한했다고 합니다. 이 남성들은 성장과정에 따른 자신의 신장, 그리고 30대에 벌어들인 임금에 대해서 보고했고, 청소년기에 키가 컸던 사람들이 30대에 보다 많은 임금을 벌어 들였습니다. 


재밌는 점은 16세~23세 동안의 신장만이 30대의 임금에 영향을 미쳤다는 겁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요? 연구진들은 가장 강력한 이유로 '활발한 대외활동'을 꼽았는데요. 키가 크고 자신감 넘치는 10대가 스포츠 경기, 학교 동아리, 데이트 등 훨씬 많은 사회적 활동을 일찍 경험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직업 활동에 유용한 사회적 스킬들을 빨리 익힌다는 겁니다. 


이유 2. 우월한 인지능력


이번 이유는 조금 절망적일 수도 있겠는데요. 그냥 '키 큰 사람이 원래 더 똑똑하다'라는 겁니다. 프린스턴 대학의 연구진은 인지능력 테스트를 받은 3세 유아의 신장만 보고도 미래의 성공 여부를 점칠 수 있다고 발표했는데요. 3세 아이들 중 키가 큰 소년과 소녀들이 다양한 단어에 맞는 그림을 골라내는 데 월등한 능력을 보였다고 합니다.  


출처: 반여종합사회복지관

이런 현상이 관찰되는 이유는 갑상선 호르몬을 비롯한 몇몇 생물학적 생장 요인들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이런 호르몬들은 신체적 신장과 신경 발달을 동시에 자극하기 때문이죠. 물론 가정 환경 등의 요소도 어린 시절의 지적 능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요. 


이유 3. 균형 잡힌 식사

출처: 몬산토 코리아

이게 가장 이해하기 쉬운 이유겠네요. 최근 FDA와 오하이오 주립대학은 '평균 이상의 신장과 직업적 성공을 연결하는 주요 원인은 좋은 영양상태'라는 내용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균형 잡힌 식사 역시 갑상선 호르몬처럼 키와 인지적/비인지적 능력 모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 잘 먹고 큰 사람일수록 키도 크고, 높은 인지적 능력과 더 나은 사회적 스킬들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죠. 


이유 4. 우리의 편견


지금 머릿속에 '리더의 모습'을 떠올려 보세요. 어떤 사람이 그려지나요? 아마 키가 작고, 왜소한 체형의 사람을 떠올린 분들은 많지 않을 겁니다. 이게 바로 '바람직한 리더상'에 우리 갖고 있는 편견이죠. 이런 편견이 무의식 중에 작용해 실제 결과로 이어진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말콤 글래드웰은 자신의 저서 <블링크>에서 '아마 그게 바로 포춘지에 등재되는 500대 CEO의 키가 보통 사람보다 큰 이유일 것'이라고 쓴 바 있죠.



많은 학자들은 이런 우리의 편견을 진화론적으로 설명하는데요. 동굴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우리를 지켜주고 보호할 수 있는 리더는 키가 크고 건장한 남자였을 것이고, 리더에 대한 이러한 기대치가 현대사회까지 이어져 왔다는 게 그들의 주장입니다. 


물론 위와 같은 연구들은 신장과 임금 간의 '상관관계'를 증명할 뿐, '인과 관계'까지 밝혀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키 큰 사람이 돈을 더 벌더라' 는 게 연구로 밝혀낸 사실, 그렇게 된 이유들은 추측에 가까운 것이죠. 그러니 여러분, 키가 작다고 슬퍼 마세요. 전 유럽을 휘어잡은 나폴레옹도, 프랑스 대통령까지 한 니콜라 사르코지도 모두 단신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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