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부터 서방 국가들의 비즈니스맨들이 쫙 빼입은 양복 정장에 특유의 검정 서류가방들을 들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너무나도 평범하고 의심갈 이유가 없었던 이 비즈니스맨들의 서류가방은 독일 유명 무기제조업체인 헤클러 앤 코흐 (Heckler & Koch)가 무시무시한 특수 무기로 변신시켰습니다. 바로 자사의 MP5 기관단총을 집어넣은거죠. 다음은 이라크에서 발견된 비밀요원들의 특수서류가방 MP5K 기관단총에 대한 재미있는 사실 5가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특수서류가방 MP5K가 필요한 이유
1970년대 말, 처음 제작되기 시작한 이 특수서류가방은 헤클러 앤 코흐가 '작전용 서류가방' (Operational Briefcase)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 가방은 VIP 경호 또는 비밀스럽게 삼엄한 경비가 필요한 위치를 위해 개발되었죠. 특히 일반 민간인들이나 위협을 가할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비밀요원들이 무장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데 주 목적이 있었습니다. 아래 사진에 나오듯이 1981년 3월 30일, 미국 레이건 전 대통령 암살 시도 사건에서 백악관 특수 요원들이 이 작전용 서류가방을 직접 사용했었죠.
2. 디자인과 스펙
일반 서류가방과 유사하게 보이려고 헤클러 앤 코흐 사는 폴리머와 알리무늄 박스 그리고 얇은 플라스틱 뚜껑으로 이 가방을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가방 안에는 MP5K 기관단총이 들어가서 고정되었는데, MP5K의 'K'는 바로 클래식 MP5의 짧은(길이) 버젼을 뜻합니다. 고작 2kg 무게에 32cm 길이로 이 기관단총은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15인치 노트북 길이와 무게를 생각하면 됩니다. 뭐니뭐니해도 MP5K의 묘미는 가방을 닫은 채 손잡이 아래 달린 방아쇠를 당기면 1~2초 만에 15발 또는 30발의 총알들을 연발시킬수 있는 기능에 있죠.
3. 누가 이 특수서류가방을 사용했을까?
헤클러 앤 코흐가 이 작전용 서류가방을 출시하자마자 비공개로 완판이 되었습니다. 일단 GEO, SAS, CO19, SO14, CIA, NSA 등 세계 여러 특수비밀 작전부대들이 이 무기를 구매해갔죠. 하지만 워낙 인기가 높은 탓에 이 서류가방은 결국 암시장에 나오게 되고 위험한 손으로 흘러가기도 했습니다. 특히 2003년 4월 18일, 이라크로 파병되었던 미국 제 3 보병연대 3대대 1중대원들은 바그다드에서 사담 후세인이 숨겨왔던 22개의 작전용 서류가방을 발견했습니다. 이 후에도 리비아와 시리아 내전에서도 이 가방이 발견되었죠. 참고로 MAC10과 우지 기관단총을 이용한 서류가방도 발견된 적은 있으나, 이 MP5K 가방만이 유일하게 공장 제작된 무기입니다.
4. MP5K 가방의 불편한 진실
사실 이 MP5K 가방의 효과만 놓고 봤을 때 문제점은 여러가지가 있었습니다. 일단 제대로 된 조준 자체가 불가능하고 자동으로 이용했을 시 수 초만에 동이 나는 탄창은 다시 장전하려면 가방을 열고 어색한 모습을 보여야 했죠. 또한 본래 VIP 경호 또는 위험지역 보호 용도로 만들어졌으나, 정작 가장 많이 발견된 곳은 역시 암살이나 테러 관련 장소였다고 합니다.
5. 직접 손에 넣고 싶다면?
목숨을 걸고 이라크 바그다드 암시장에 가지않고 정식으로 구매하고 싶다면, 현재 중고만으로도 최소 25,000달러 (2,850만 원)를 지불해야 됩니다. 하지만 요즘은 이베이 같은 경매 사이트에서 가끔씩 MP5K 기관단총 없이 서류가방 자체로만 200만원에 올라오고 있죠. 그리고 중국 짝퉁을 피하고 싶다면 헤클러 앤 코흐의 정식 독일 마크와 설명, 품질보증서 등이 들어있는지 확인해야 됩니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아직까지 법적으로 서류가방에 총이 들어가있다고 해서 불법은 아닙니다. 서류가방이 무기로 간주되지는 않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