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의 게시판에서 시작 된 가상질문은 나중에 소설책이 되었고 현재는 영화로도 제작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 프리랜서 작가이자 밀리터리 역사학자인 제임스 어윈 (James Erwin)은 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 (Reddit)을 서핑하다가 바로 이 가상질문, "미 해병부대 하나가 고대 로마제국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을까?"를 보게 되었고 그는 즉시 이 주제를 이용해 소설로 만들기 시작했죠.
인터넷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된 어윈의 가상 전쟁 시나리오 '미 해병대 vs. 로마제국'은 결국 헐리우드의 대형 제작사 워너 브러더스 (Warner Brothers)의 눈에 띄게 되고 결국 '로마 스윗 로마' (Rome Sweet Rome)라는 제목 아래 모든 저작권을 넘겨주게 되었습니다. 일단 이 가상 시나리오는 2,200명의 정예 멤버로 구성된 미국 해병원정부대 (MEU) 하나가 아우구스투스 시저가 통치하던 기원전 23년 로마제국으로 가서 싸우게 되는 배경을 지어냈습니다. 물론 M1 아브람스 전차들과 방탄복, M249 기관총, M16A4 소총과 수류탄 등은 다 갖췄다고 가정하지만 유류나 탄약 재공급은 이뤄질 수 없다는 시나리오가 설정되었죠.
최근 포퓰러머캐닉스 사이트는 로마제국 역사학자들과 밀리터리 연구원들을 한자리에 모아 실제로 이 가상 시나리오가 일어날 경우 과연 해병부대 하나가 고대 로마제국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는지에 대해 토론을 했죠. 아래는 병력, 지원, 전략에 대한 내용과 결국 누가 이길까에 대한 견론을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1. 병력
앞서 소개했듯이 일반적으로 미 MEU (해병원정부대) 부대에는 2,200명의 병력과 각종 화기 및 군용차량들이 있습니다. 반면 아우구스투스 시저 시절의 로마제국에는 330,000명의 보명 및 기병 군단이 있었죠. 이들은 가죽과 철로 만들어진 갑옷을 입고 무거운 창과 방패 그리고 투석기를 이용했습니다. 아무리 숫자가 많더라도 최첨단 무기와 장비로 무장한 해병대 앞에서는 오합지졸로 보입니다. 하지만 어윈에 따르면 단 몇일 만에 탄약과 기름이 떨어지고 탱크들은 그냥 고철덩어리로 변하기 때문에 변수가 크다고 하죠. 특히 일반 해병은 전기를 만들어내거나 기름을 추출할 능력이 되지 않아 단기간에는 로마 군대에 큰 타격을 입힐 수는 있어도 길게 봤을 때는 오히려 목숨을 걸고 살길을 찾아야 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2. 지원군
로마제국은 당시 로마 군대 뿐만 아니라 점령했던 지역들의 남자들을 무작위로 뽑아서 전선 앞에 세웠죠. 전선에서 500명이 죽으면 바로 또 영국이나 북아프리카 지방에서 500명을 추출해 다시 앞장 세웠습니다. 반면 훨씬 고강도 훈련과정을 통해 선별된 미 해병대원들은 대체하기 쉽지도 않을 뿐더러 이 특정 시나리오에서는 한 번 사망하면 끝이 되는거죠. 어윈에 따르면 미 해병대가 아무리 지상 최고의 전사들이라고 해도 끊임없는 성난 파도같이 몰려드는 지원군들을 이겨낼 저력이 될 수 없다고 합니다.
3. 전술
고대 로마제국 군대는 마치 바둑과 같이 매우 엄격한 포메이션과 위치선정을 취해 왔습니다. 반면 해병원정부대는 게릴라 전술과 매복 등 여러 전략을 이용하기로 유명하죠. 하지만 GPS나 위성 내비게이션도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처음 보는 지형에서는 초반에 조금 고생을 할 것이라고 어윈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4. 해병원정부대 vs. 고대 로마제국 군대, 누가 이길까?
그럼 마지막으로 과연 누가 이길까요? 고대 로마 역사학자 골즈워디는 장기간으로 봤을 때 MEU 부대가 아무 병력 추가지원이나 물자 재공급을 받지 못하고 로마의 인해전술 때문에 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병대가 초반에 충분히 많은 대미지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결국 로마제국이 약해져서 다른 세력들한테 무너질 수 있다고 하죠. 그렇다면 현재 제작중인 영화의 결말은 어떨까요? 아쉽게도 워너 브러더스한테 저작권이 넘겨간 이 후 어윈은 결말을 공개할 수 없다고 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