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얼트립, 호갱노노 등 대박친 스타트업을 키워낸 남자

한국 스타트업 대부로 칭송받는 이 사람의 

투자 성공 비법은

출처: 중앙일보

'액셀러레이터'가 뭔지 아시나요? 자동차 브레이크 옆에 달려 있는 가속 페달 말고요. 요즘 사람들이 말하는 액셀러레이터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일 때가 많습니다. 완전 초기 단계의 창업 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투자금, 인프라, 멘토링 등을 제공하는 회사를 뜻하죠. 실리콘 밸리의 대표적인 액셀러레이터로는 와이 콤비네이터가 있습니다.


출처: MTN 머니투데이방송

IT 강국,  대한민국에도 액셀러레이터가 분명 있겠죠? 한국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는 오늘 소개할 '프라이머'가 있습니다. 2010년 문을 연 이 회사는 스타트업 투자를 연이어 성공시키고, 얼마 전에는 미국의 벤처캐피털 사제파트너스와 뭉쳐 '프라이머 사제 파트너스'를 만들었는데요. 무려 5,000만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본격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프라이머는 어떤 방식으로 투자 대상을 고르고, 어떤 전략으로 키워냈기에 이렇게 단기간에 큰 성장을 이룬 걸까요? 



벤처? 스타트업?


출처: 기업가정신연구센터

90년대 말에는 벤처기업 열풍이 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모두가 스타트업을 이야기합니다. 이 두 가지 개념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우선 둘 모두 '첨단의 신기술과 이디어를 개발하여 사업에 도전하는 중소기업'이라는 데는 차이가 없습니다. 위험부담이 높지만 성공할 경우 기대이익이 크다는 것 또한 공통점이죠. 다만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스타트업'이라는 용어에는 대규모 투자를 받기 전의 초기 단계 기업을 이르는 개념이 좀 더 강화되어 있죠. 


출처: 한국경제

한국의 벤처·스타트업 흐름은 1990년대 말 닷컴 열풍을 타고 번진 벤처 붐, 2007년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일어난 모바일·SNS 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요. 대체로 90년대의 기업들을 벤처, 2007년 이후의 기업들을 스타트업으로 부르는 경향도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는 1차 벤처 기업인 출신으로 볼 수 있죠. 


1세대 벤처로 이룬 성공



출처: 뉴스 와이어

권도균 대표는 어떤 과정을 거쳐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를 설립하게 되었을까요? 그가 잘 다니던 회사를 나온 것은 35살, 부인의 뱃속에 둘째 아이가 자라고 있었을 때입니다. 무모한 도전인가 싶어 망설이기도 했지만, 망해도 개발자로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았다는데요. 그렇게 회사를 그만두고 1997년에는 보안회사 '이니텍'을, 1998년에는 국내 최초의 전자결제 시스템 '이니시스'를 설립합니다. 이니텍은 몰라도 이니시스를 모르는 분들은 아마 몇 안 되겠죠. 그는 설립한지 10년 만에, 그러니까 2008년에 3천300억 원 가치로 두 회사를 매각합니다. 


출처: MYER

본인이 회사를 설립하면서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2010년 문을 연 것이 현재의 '프라이머'인데요.  이재웅 전 Daum CEO, 이택경 전 Daum CTO, 송영길 Ncomputing 대표, 장병규 본엔젤스 대표 등이 권대표와 함께 손을 잡았죠.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은 기수제로 운영됩니다. 매년 2개의 기수를 운영하고, 현재 15기를 모집하는 중인데요. 기수를 나누긴 하지만, 모두 같은 가치관, 방식을 가지고 운영한다고 하네요.


잘 큰 스타트업이 거쳐간 프라이머

프라이머의 손을 거쳐 폭풍 성장한 스타트업으로는 스타일쉐어, 호갱노노, 마이리얼트립 등을 꼽을 수 있는데요. 권도균 대표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스타일쉐어'는 윤자영 대표가 2011년, 대학생 시절에 설립한 스타트업입니다. 늘씬한 모델이나 배우가 입는 옷이 아니라 평범한 체형을 가진 여성들이 어떤 옷을 입는지, 그런 옷은 어디서 살 수 있는지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이죠. 윤자영 대표는 벤처 최고경영자 강연에서 권도균 대표를 처음 만났고, 지분 10%에 2,000만 원을 투자 받았다고 하네요. 스타일쉐어는 론칭 11개월 만에 누적 거래액 100억 원을, 그로부터 6개월 후에는 200억 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죠. 지난해 연말에는 총 누적 거래액 300억 원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출처: 더 기어

'호갱노노' 또한 프라이머의 케어를 받고 성장한 기업인데요. 아파트를 구할 때 호갱이 되지 말라는 뜻으로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시세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죠. 단순한 시세 제공을 넘어 학군, 편의시설, 인구 이동까지 분석해 더욱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2015년 프라이머로부터 초기 투자를 유치한 이후 빠른 성장을 기록해, 벤처캐피털로부터 23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경쟁 서비스인 '직방'으로부터도 대규모 지분 투자를 유치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도 초기에 프라이머의 투자를 받았죠. 투자뿐 아니라 아이템 선정부터 법인 설립까지, 권도균 대표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마이리얼트립의 성장 가능성을 크게 본 투자회사들이 앞다퉈 이 회사에 투자하고자 하는데요. 지난 10월에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알토스 벤처스 등으로부터 총 7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합니다. 


중요한 건 투자금보다 멘토링


출처: 벤처 스퀘어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은 초기 자본을 투자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권도균 대표는 프라이머의 멘토로서의 역할을 특히 강조하는데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경영학을 가르치는 학교'라고 자신의 회사를 정의하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매 기수 모집 시, 창업가를 위한 경영 교육 프로그램인 엔턴십 참여할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을 구분한다고 합니다. 


출처: 조선비즈 / 중앙 시사매거진

경영을 가르치는 데 일조할 운영 파트너도 벤처 업계에서 알아주는 사람들로 모아 두었죠. 창립 멤버 외에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 등이 현재 권대표와 함께 하고 있는데요. 그는 "회사명 프라이머는 선배 기업가들의 창업 DNA를 바탕으로 후배들이 성공할 수 있게 돕자는 의미"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출처: 플래텀

아이디어가 좋아도 경영 노하우가 없으면 사업은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이 권대표의 확고한 생각입니다. 그래서 그는 투자가 이미 이루어진 후에도 창업가와 자주 만나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고 하는데요. 예컨대 지난 2주간 회사가 해온 일, 성과, 마케팅 방식 등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설정하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극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사회 경험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런 도움이 꼭 필요하다고 하네요. 


자신을 잘 아는 것이 중요


출처: TONG / 지디넷코리아

그럼 권도균 대표가 투자와 멘토링을 지원할 회사를 고르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는 '자신을 잘 아는 사람'과 '상식적인 사업모델' 두 가지를 기준으로 제시합니다. 현대인들은 모두 자신을 위해 사는 것 같지만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경우가 많고, 그렇다 보니 자기가 뭘 좋아하고 잘 하는지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드문데요. 


권대표는 나이가 많든 적든 자기를 잘 아는 '유니크'한 사람들에게 잠재력이 있다고 본답니다. 그는 그런 사람의 대표적인 예로 스타일쉐어의 윤자영 대표를 꼽습니다. 패션 얘기를 많이 들어왔지만, 윤자영 대표는 아주 미묘한 생각의 차이와 자신만의 관점을 제시했고, 그래서 아직 창업도 하기 전인 대학생에게 투자를 결정했다고요.

또한 '소위 공부 좀 했다는 사람들'이 무턱대고 내놓는 사업 계획서를 보면 겉으로는 논리적인 것 같아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시대 흐름상 가능성이 있어 보여도 자신이 경험하거나 오래도록 관심을 가져온 분야가 아니라면 현실 세계에서 제대로 쓰일 만한 아이템을 골라내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보다 중요한 게 현실적인 사업에는 훨씬 많은 것이죠. 

출처: 벤처 스퀘어

권도균 대표는 지금도  실리콘 밸리의 대표적 액셀러레이터인 와이 콤비네이터의 경영방식을 참고하고, 'How to start a startup(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법)'등의  강좌를 보면서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서죠. 이렇게 배움의 끈을 놓지 않는 권대표의 목표는 국내에서 유니콘(기업 가치가 10억 달러(1조 원)를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키워내는 것, 프라이머 출신 기업가가 200명, 300명 이상으로 늘어나는 것이라고 합니다. 프라이머가 대한민국에 실리콘 밸리 못지않은 '유니콘 목장'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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