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부터 수면위로 오른 북한의 불법 외화벌이 사업 수단은 20여년간 진화를 거듭하면서 국제적인 이슈가 되어 왔습니다. 특히 세계에서 유일하게 정부 차원에서 통제 및 지휘하는 이 불법 사업 때문에 국제사회와 폴 렉스턴 칸 (Paul Rexton Kan)과 같은 유명 외교 전문가들로 부터 북한을 특별히 '범죄 국가' (Criminal Sovereignty)로 지정하기도 했죠. 북한은 이러한 사업 수단으로 벌어들인 외화를 핵무기 개발과 군사업 투자 그리고 상위 1% 엘리트들의 럭셔리한 라이프스타일에 사용해 왔습니다. 그럼 이들이 실제로 벌어들인 수입과 사업 수단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다음은 북한 정부의 진화하는 불법 외화벌이 사업 수단 톱 7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마약 밀거래 | 연 수입 1,700억원~2,400억원
1970년대 북한 함경북도와 양강도에서 제작되기 시작한 마약은 아편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메스암페타민 (일명 '히로뽕')과 엑스터시에 주력을 두고 있습니다. 실제로 해외 북한 대사관들을 밀거래 본부로 두고 북한 외교관들이 직접 마약을 밀반입해 판매하는 수법으로 사업을 해왔는데, 2003년까지 20명의 북한 외교관들이 마약 사범으로 체포되거나 강제 추방당했습니다. 2004년 한 해에만 북한 외교관이 이집트로 15만 개의 엑스터시 알약을 들여왔고 터키에서 50만 개의 엑스터시 알약을 거래하려다가 발각되기도 했죠.
2. 위조 지폐 | 연 수입 180억원~300억원
역시 1970년대 김정일 정권아래 시작된 위조 지폐 사업은 초반에 재질 퀄러티가 낮아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아래 소개할 '39호실'의 지휘 아래 미국 50달러와 100달러짜리 지폐들을 정교하게 찍어내서 홍콩과 마카오에 뿌리게 되었죠. 2001년에는 아시아에서만 약 1억달러 (1,177억원)의 북한 위조 지폐가 돌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불법 위조 지폐 사업 때문에 2013년 새로운 100달러짜리 지폐를 선보이게 되었죠.
3. 가짜 의약품 | 연 수입 확인 불가
2004년, 바로 우리나라의 심장 서울에서 북한에서 제조된 가짜 비아그라 알약 4,000개가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2005년,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공장에서 제조된 가짜 비아그라가 홍콩, 중국 본토 그리고 중동까지 밀수출 된 사례가 일본 언론으로부터 보도되었습니다.
4. 가짜 담배 | 연 수입 1,600억원~1,880억원
1990년대 부터 수출은 물론 수입도 병행한 가짜 담배 사업은 2002년 중국 정부가 가짜 담배를 철저히 단속하면서 북한이 더 큰 가짜 담배의 허브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북한은 나진과 평양에 위치한 담배 제조 공장에서 미국과 영국 그리고 일본 브랜드들의 가짜 담배를 찍어내 베트남과 대만, 필리핀, 그리고 싱가포르에 연간 200만 보루를 수출했다고 합니다. 2006년, 미국에서만 북한이 제조한 가짜 말보로가 1,300번이나 발견된 신고를 접수받기도 했죠.
5. 인신매매와 매춘사업 | 연 수입 확인 불가
국제 인신매매 규정을 전혀 따르지 않는 '제 3의 국가'로 분류된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 몽골, 아프리카, 동유럽 등지에 자국민들을 불법 노예로 팔았습니다. 북한 정부는 이들을 '계약직 노동자'들로 칭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모든 보수를 정부가 갈취하고 도망가지도 못하게 철저한 감시를 하고 있죠. 여기에 러시아와 중국에서 성행하는 매춘사업 또한 큰 외화 수입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6. 무기 밀매 | 연 수입 1조7,400억원~2조3,530억원
1980년대 부터 합법적(?)으로 무기를 수출한 북한은 이란 이라크 전쟁 당시 90%의 수출을 이란과 거래했습니다. 당시 1981년부터 1989년까지 북한은 4조7,000억원의 무기 거래 매출을 올렸다고 하죠. 오늘날 거래 엠바고로 발이 묶인 북한 정부는 미사일 기술을 주력 제품으로 값싼 소총과 군 장비들을 시리아, 미얀마,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그리고 이란에 밀거래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스라엘 첩보기관에 따르면 헤즈볼라와 하마스와 같은 테러집단에 북한 무기가 넘어갔으며 2012년, 시리아로 향하던 미사일 원료인 445개의 그래파이트 실린더가 부산항에서 발견되 압수되기도 했죠.
보너스. 베일에 가려진 '39호실'
영국 정부가 최초로 밝힌 북한의 '39호실'은 은행과 무역회사, 보험사 등과 연계된 북한 정권의 불법 자금 지원 및 관리 지휘센터입니다. 평양 창광거리 중앙위원회 3층 39번 사무실에 있는 이 비밀 조직은 특히 위조 지폐 사업과 마약 제조 사업에 크게 관여한다고 하죠. 39호실은 현재 17개의 해외 지사와 100여개의 무역 회사 및 은행을 두고 50억달러 (5조8,825억원)의 자금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4년 8월, 북한 대성은행의 임원인 윤태형은 39호실 관료로 무려 500만달러(58억8,250만원)의 현금을 들고 러시아로 도망가서 39호실에 대한 실상을 폭로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