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에 등장하는 아무것도 막을 수 없는 탱크

육중한 엔진소리. 강철의 철갑. 아무것도 막을 수 없는 밀어붙임의 끝판왕 탱크. 오늘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막강위력 탱크들의 세계로 떠나봅니다. 


 1.  007 골든아이

▼첫 번째 소개해드릴 영화는 피어스 브로스넌의 꽃미남 시절을 대표하는 007 골든아이입니다. 냉전시대 이후 새롭게 떠오른 유럽의 범죄조직을 처단하기 위해 러시아로 급파된 제임스 본드. 조직에게 납치된 여인을 구출하기 위해 제임스 본드가 선택한건 다름아닌 탱크였죠. 쫒고 쫒기는 추격적이 아니라 그냥 밀어버리고 쓸어버리는, 심지어 드리프트까지 가능한 영화 역사상 최초의 탱크 추격전이 펼쳐집니다. 



▼제임스 본드가 스포츠카를 몰 듯이 질주하는 이 탱크는 1960년대 소련의 주력전차 T55 전차입니다. 냉전시대 공산권 국가에서 가장 각광받았던 이 전차는 10만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역사상 가장 많이 생산된 전차로 알려져 있는데요. 전면부 20cm의 당시 가장 두꺼운 장갑 두께를 자랑하면서 정면대결에서는 무적을 자랑하던 세계 최강의 전차였습니다. 



▼촬영에만 6주가 걸렸다는 이 탱크 추격장면은 영화의 배경이 되고 있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실제로 촬영되었다고 합니다. 도심의 아스팔트를 보호하기 위해서 원래 강철로 되어있던 캐터필러를 고무로 교체했다고 하는데요, 보통 기중기라고 불리는 카고트레인 트럭의 무게가 20톤이 되지 않는걸 감안하면 36톤에 달하는 T55 전차의 이런 드리프트가 실제 가능할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습니다.



 2.  인터뷰

▼김정은의 개인차고에는 최고급 스포츠카 뿐만 아니라, 이렇게 탱크가 그 정중앙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위장한 김정은 암살 프로젝트, 제임스 프랭코의 병맛 코미디 디 인터뷰에서 등장하는 이 전차는 제임스 본드가 몰던 T55 전차의 바로 이전 모델, T54 전차입니다. 



▼김정은은 이 탱크가 스탈린이 김일성에게 준 선물이라고 설명하는데요, 실제로 스탈린이 북한에 남겨둔 탱크는 이 보다 이전 모델인 T34 전차였습니다, 



▼영화에서 사용된 T54 전차는 오랜 기간 성능을 대폭 강화한 차세대 탱크입니다. 특히 동구권 탱크 특유의 각진 포탑이 사라지고 원형의 모양으로 바뀌어서 근대식 공산권 탱크 디자인의 전환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스탈린의 선물이었던 T34 전차의 모습은 우리영화 서부전선에서 확인 할 수 있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너무 구식의 느낌 때문에 영화에서는 좀 더 멋진 외관의 T54 전차를 사용한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3.  에이특공대

▼이제 2차 대전 탱크를 지나서 현대로 가보겠습니다. 골때리는 특공대의 말도 안되는 활약상, 에이특공대에서 낙하산을 달고 등장하는 이 탱크. 이 전차는 실제로 1990년대 중반에 미군에서 공중낙하를 목적으로 개발하던 경전차, M8 뷰퍼드 탱크입니다. 



▼전선에 신속한 투입을 위해서 수송기에 탑재하고 낙하산으로 투입하는 탱크로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착탈이 가능한 알미늄 합금 장갑을 도입했는데요, 가장 적은 무게의 장갑만 장착했을때는 20톤의 비교적 가벼운 무게로 최고시속 72km까지 달릴 수 있는 기동성을 자랑합니다. 



▼미군의 개발계획이 취소되면서 정식 생산되지는 못하고 개발과정에서 6대의 프로토타입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이 영화에서 실제 모델을 사용한 것은 아니고 영화용 모의 탱크와 CG효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설령 실제 모델을 사용할 수 있었다 하더라도 포의 반동으로 방향을 바꾸는 이런 말도 안되는 장면을 실제로 촬영할 수는 없었을 것 같네요. 



 4.  분노의 질주

▼전세계 초호화 슈퍼카들에도 성이 차지 않았는지, 이제 탱크까지 등장했습니다. 분노의 질주 6편 더 맥시멈에서 엄청난 속도로 도로를 질주하는 이 전차. 이 탱크의 전반적인 생김새는 미국의 주력전차인 에이브람스 탱크와 유사하지만 실존하지는 않는 가상의 전차입니다. 시속 100km에 육박하는 자동차들을 따라잡는 이 탱크의 설정이 너무 말이 안되는 것 같긴 하지만 현존하는 최고시속 전차로 알려진 영국의 스콜피온 피스키퍼 탱크가 80km까지 달릴 수 있는 걸 감안하면 완전히 허무맹랑한 설정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원래 기획단계에서는 전차 등장 장면 전체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계획했었지만 감독의 고집으로 촬영용 특수 탱크를 직접 제작했다고 하구요, 5km 길이의 해변 도로를 봉쇄하고 촬영한 이 장면에서 탱크에 파괴된 차량만 250여대에 달한다고 합니다. 



 5.  퓨리

▼마지막은 두말의 여지 없이 바로 이 영화입니다. 탱크 영화의 결정판 2014년 퓨리인데요. 2차대전 당시 전차부대를 이끄는 대장 워대디와 그의 전차 퓨리가 주인공인 이 영화는 아마도 탱크 전투의 박진감을 가장 완벽하게 담아낸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적군을 말그대로 쓸어버리는 전차부대의 기관총 세례 장면도 멋지지만, 이 영화의 백미는 연합군의 셔먼전차 부대와 독일의 티거 탱크의 격돌이죠.



▼퓨리의 이 장면은 전세계에서 실제기동이 가능한 유일한 티거탱크를 영국 보빙톤 전차 박물관에서 임대하고 실제 셔먼탱크 10대를 투입해서 CG가 아닌 실제로 촬영한 전차전투 장면입니다. 



▼독일의 대형전차 티거 탱크는 54톤의 무게와 700마력의 파워, 10cm가 넘는 전면 장갑에 88미리포를 장착한 괴물 같은 스펙으로 연합군에게 지옥을 선사했던 막강 전차였습니다. 반면에 30톤이 조금 넘는 중형 모델의 연합군 셔먼 탱크는 그 장갑이나 화포의 위력 면에서 티거탱크에는 비교할 수 없는 열세였죠. 하지만 저렴한 생산비용으로 다량의 전차가 투입되서 쪽수로 밀어붙이는 전략으로 티거 탱크와 승부를 겨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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