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소비량은 계속 줄어드는데 가격은 왜 오를까?

요즘 우유 많이 드시나요? 우리 곁에는 흰 우유뿐 아니라 초코우유, 딸기우유를 비롯해 다양한 우유가 있고 어렸을 때부터 우유 급식 등으로 많은 우유를 소비해왔는데요. 사실 우유 소비는 나날이 줄고 있다고 합니다. 저출생 및 대체 음료 확산 등의 이유 때문이죠.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연간 우유 소비량은 2005년에 비해 약 2kg 줄었고, 현재 9만 t 가량의 원유가 재고로 쌓여 있다고 하는데요.

 

이쯤 되면 소비자들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우유의 소비자 가격이 떨어지기는커녕 올랐기 때문입니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우유 소비량이 정말 이렇게 줄었다면 가격을 내리는 것이 일반적이니까요. 그렇다면 우유는 왜 소비량이 줄어드는데도 가격이 오르는 걸까요?

 

 

우유 가격 현황


보도에 따르면 대부분의 우유 업계가 우유 가격을 인상했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올해 서울우유가 소비자가격을 1L 당 3.6%, 기업 납품가를 약 10% 올렸으며, 남양유업의 경우에도 소비자가격을 약 4.5%, 기업 납품가를 약 5% 올렸다고 하는데요. 대형마트 역시 자체 브랜드 우유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홈플러스는 10월부터 1L 기준 자사 우유 가격을 약 11%, 롯데마트는 용량별로 3~5% 올렸죠.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의 불만은 나날이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집에 우유가 떨어지면 새로 사놓는 것이 일상이 될 정도로 우유는 누구나 쉽게 접하던 식품이었는데요. 가격이 오르고 있다 보니 소비자들이 선뜻 사기가 망설여진다는 것이죠. 그뿐 아니라 가격 때문에 외국산에 눈을 돌리는 소비자도 늘었다고 합니다. 미국 및 유럽산 우유의 경우 L 당 원유 가격이 400원 선으로 국산의 절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유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


그렇다면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우유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1) 원유 가격 연동제

우선, 원유 가격 연동제 때문입니다. 원유 가격 연동제는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가 도입한 제도인데요. 통계청 우유 생산비 지표와 물가 상승률에 연동해 유가공업체가 낙농가에서 사들이는 원유 가격을 정하는 제도입니다. 매년 7월 경에 가격을 합의해 1년간 유지된다고 하죠.

 

2) 전국 단위 원유 수급 조절제도

즉, 농가에서 우유 업체가 사 가는 가격이 고정되어 있다는 말인데요. 시장 및 수급 상황보다는 원유 생산비에 근거해 결정되는 구조이다 보니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 원리가 작용하지 않습니다. 기업은 이윤에 따라 움직인다고 하죠. 손해 보고 팔려고 하지 않다 보니 우유가 안 팔려도 가격을 낮추기는 힘들다고 합니다. 원유 가격이 고정되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무턱대고 내릴 수 없다는 것이죠. 

 

일명 '쿼터제'라고 불리는 '전국 단위 원유 수급조절제도'도 있는데요. 이 때문에 우유업체는 최소 일정량을 낙농가에서 사 가야 합니다. 물론 수요가 줄었다 보니 상대적으로 적게 사 가려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쿼터제 때문에 양이 정해져있어 남는다고 안 사갈 수도 없는 것이죠. 그래서 우유 가격은 오르는데 우유 재고는 쌓이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유 가격 인상의 문제점


1) 도미노처럼 퍼지는 가격 인상

그러나 우유만을 안 먹는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우유를 재료로 활용하는 많은 업계 역시 이에 대한 파장을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라떼에는 우유가 필수로 들어가죠. 그러다 보니 각종 카페에서 가격 인상을 고민 중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가격 인상이 이루어진 곳도 있는데요. 롯데리아의 경우는 일부 아이스크림 가격을 500원에서 700원으로 40% 올렸고 아이스크림 브랜드 나뚜루는 일부 아이스크림 가격을 5~8% 인상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보건대 우유 가격의 상승은 결국 소비자의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죠.

 

2) 쌓이는 재고 및 처리 문제

이렇게 소비자의 불만도 많지만 우유의 재고를 쌓아두어야 하는 우유 업계의 고민도 만만치 않다고 하는데요. 우유는 쉽게 상하기도 하고 보관도 어려워서 묵혀뒀다 파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죠. 그래서 대형마트에서 1+1 등의 행사를 통해 일명 '떨이'로 팔거나, 분유 형태로 만들어 저장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남는 물량들은 주로 수출용으로 넘어간다고 하는데요. 주로 중국에서 판매되는데 원유 가격 자체가 높다 보니 가격 경쟁력이 없어 프리미엄화해서 파는 등의 방법밖에 없다고 하죠.

 

많은 사람들의 일상 속에는 우유가 다양한 형태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우유 가격을 무시할 수는 없는데요. 여러 이해관계와 법이 얽혀있다 보니 우유 가격을 단숨에 떨어뜨릴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우유 업계에서도 꾸준히 개선을 요구해온 만큼 현 정책을 보완할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듭니다. 일부에서는 자유 경쟁을 요구하기도 하는데요. 자유 경쟁 시 농가 간 협상력에 따른 차이가 커질 수 있어 대안이 되진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국 단위 쿼터제'를 시행하자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국 단위 쿼터제란 전국 단위 지역별로 묶어서 공급이 넘칠 경우 같은 비율로 생산을 줄이고 양이 부족해지면 다 같이 늘려 총량을 조절하자는 제도인데요. 기존에 우유 업체나 농가 단체 등이 개별로 쿼터 계약을 맺어오면서 일괄 조율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자는 것이죠. 하지만 지역단위로 공급을 조절하겠다는 것이라 실제 적용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 상황입니다. 당장 우유 가격을 변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정책들을 보완해서 우유 가격이 안정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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