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간다는 쿠팡도 적자” 소비자는 모르는 소셜커머스의 진짜 이야기

만년 적자임에도 값진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소셜커머스 3사 쿠팡, 위메프, 티몬의 이야기죠. 단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는 이 기업들은 일상처럼 적자를 기록해왔습니다. 심지어 3개 업체 중 점유율 1위인 쿠팡은 2018년 사상 최대의 매출인 4조 6000억 원에도 적자를 냈죠. 


폴인 fol:in, 티몬, 지디넷

소셜커머스 3사 중 가장 잘 나간다는 쿠팡의 사정이 이런데도 쿠팡 대표의 얼굴에는 미소가 만연합니다.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심지어 '한국의 아마존 가능성을 봤다'라며 2조 원 이상의 돈을 추가로 투자 받기까지 했으니, 이쯤 되면 외부인은 모르는 소셜커머스 내부의 속사성이 따로 있어 보이는데요. 그 이유가 과연 무엇일지 조금 더 알아보겠습니다. 


1. 소셜커머스 3사 적자 수준


소셜커머스는 SNS를 통해 사람을 모아 높은 할인가에 물건을 매입하는 일로 시작되었습니다. SNS를 넘어 플랫폼화가 시작된 2011년에 무려 500여 개에 달했던 소셜커머스 업체는 2014년에야 쿠팡, 위메프(위메이크프라이스), 티몬(티켓몬스터) 3개 업체로 정리되었죠. 이후 '소셜커머스 3사'는 해당 시장을 주도하는 쿠팡, 위메프, 티몬을 지칭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조선비즈, CLO

업계를 대표하는 3사이지만, 그동안 거래량이 증가와 더불어 3사의 적자도 꾸준히 증가해왔습니다. 팔면 팔수록 적자가 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죠. 2018년 기준 쿠팡은 8000억 원, 티몬은 1000억 원, 위메프는 390억 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이미 자본금보다 부채가 높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업체도 있죠. 위메프의 자본잠식률은 1376%로 총 부채액은 2018년 기준 5712억 원입니다.


2. 이익을 내지 못하는 이유


잡플래닛 네이버포스트, MOBI INSIDE

위와 같은 적자는 지금까지 흑자로 개선된 적이 없다시피합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3사가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죠. 이는 낮은 가격으로 고객을 유치했던 소셜커머스를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저가로 유인된 고객들은 조금이라도 가격이 더 낮은 업체가 있다면 그곳에 가서 구입하는 '메뚜기 소비자'이기 때문에 충성도가 낮은 것이죠. 때문에 일부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습니다.


위메프_YOUTUBE

낮은 가격에 더불어 3사가 주로 활용하는 '할인 쿠폰'과 같은 판촉비와 TV 광고 등의 홍보비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쿠팡은 여기서 로켓 배송을 위한 비용을 추가로 지출하고 있죠. 배송을 오래 기다리는 걸 싫어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로켓 배송이지만, 건당 물류비용은 위탁배송보다 5배 이상 높으며, 로켓 배송 상품 수도 700만 개로 확대해 재고비용 상승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G마켓, 11번가_YOUTUBE

이처럼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재투자로 인해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3사는 고객을 더 끌어모으기 위해 고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3사가 소셜커머스보다 이커서머스를 추구해 기존의 G마켓, 옥션, 11번가와 경쟁하게 되었고, 신세계, 롯데 등의 대기업도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고객 유치를 위한 투자가 지속해야하죠. 


3. 적자 0원의 꿈


쿠팡, 위메프, 티몬

3사가 모두 적자를 구경만 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우선 멤버십을 '아마존 프라임'처럼 유료로 전환했죠. 티몬은 3사 중 가장 먼저 멤버십을 유료로 전환한 기업으로, 월 5000원의 가격임에도 가입자 수가 5개월 만에 10만 명을 돌파했었죠. 2018년 5월 티몬이 유료 멤버십을 도입하고 성공을 거두자 2018년 10월 쿠팡도 유료 멤버십을 도입하고 2019년 1월 위메프도 해당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SR 타임스

위메프는 관리와 판매가 까다로웠던 신선식품 직배송 서비스 '신선생'을 대폭 축소하고 윈더 배송에서 삭제했습니다. 위메프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신선식품 판매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계획"으로 밝혔죠. 외부 투자가 필수인 소설커머스 업계에서 외부 투자를 받지 못한 위메프는 수익성 위주로 서비스를 개편하고 있습니다.


플래텀, 어반브러시

쿠팡은 외부 투자 유치에 실패한 위메프와 달리 소프트뱅크로부터 20억 달러를 추가 투자유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20억 달러는 한화로 약 2조 2570억 원이며, 소프트뱅크는 이전에도 쿠팡에 1조 5000억 원을 투자한 전력이 있죠. 쿠팡은 2017년 소셜커머스 서비스였던 '지역딜'을 매출 비중 감소 등을 이유로 중단하는 등 이커머스 기업으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추가 투자를 유치한 쿠팡은 제품군 세분화와 확대를 통해 외적 성장을 추진하고 있죠. 


4. 적자를 감수한 이유


Appier

소셜커머스 3사는 공통적으로 "높은 경영 손실은 경영계획에 의한 전략적 투자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외부의 시선과 달리 비교적 낙관적인 이들의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그건 바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이 현금흐름보다 고객의 수와 잔류 기간을 중시하는 '고객 생애 가치(CLV, Customer Lifetime value)'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shutterstock, 코지샵 네이버포스트

'어떤 소비자가 그 일생 동안 얼마만큼의 이익을 가져다주는가'를 돈으로 계산하는 'CLV'는 한번 왔다가는 고객보다 '단골' 고객에 더 높은 가치를 두고 있습니다. 소셜커머스 3사가 위와 같이 적자를 지속하면서 지출하는 할인 쿠폰, 광고, 배송 서비스 등은 고객을 획득하기 위한 비용이며, '단골'이 많아질수록 회사의 가치는 적자가 나더라도 상승하게 되죠. 그 해의 매출 극대화가 아닌 고객 생애 가치의 극대화로 바뀐 경영방식이 3사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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