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르가 '세계최강의 사나이'라고 평가받는 이유

'격투황제', '얼음주먹'과 상반된 '꿀도르', '효돼지'라는 별명을 가진 사나이. 누군지 짐작이 가시나요? 바로 'MMA의 전설'로 통하는 효도르 선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비록 이름 앞에 '이 빠진 호랑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지만, 사실 그는 2000년대를 전후로 전 세계적으로 추앙 받던 스포츠 선수 중에 한 명이었습니다. 링 위에서는 감히 그를 대적할 선수가 없을 정도로 우주 최강 사나이로 평가받았죠. 최근 미국 무대에 모습을 보인 그는 1라운드에서 상대를 KO 시키며 22개월만에 승리를 거머쥐기도 했습니다. 그의 도전히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죠. 2000년 데뷔 이후 지금까지도 효도르가 격투기계의 황제로 군림하고 있는 진짜 이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러시아 출신인 그는 격투기 선수가 되기 전, 용접공 아버지와 교사 어머니 밑에서 자란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체육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사실 그는 무역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인재이기도 했죠. 취미는 그림그리기라고 할만큼 뛰어난 그림 실력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실제 그가 그린 귀여운 꼬마커플과 곰돌이 모습이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죠. 링 위에서 상대를 실신시키는 강력한 주먹을 날리는 모습과는 상당히 대조적입니다.

(사진 출처 - 나무위키)


▼격투기선수로서의 그의 진가는 일본 격투 단체인 프라이드에 들어가면서 빛을 발했습니다. 당시 그는 내로라하는 챔피언들을 강력한 훅으로 제압하며 줄줄이 무릎 꿇렸는데요. 빠른 스피드로 힘있는 한 방을 날리고 테이크 다운을 연계해 얼음주먹로 경기를 끝내는 것. 그의 승리 공식은 대략 이런 루트를 따랐습니다. 높은 곳에서 강력하게 주먹을 내려 꽂는 기술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그만의 차별화된 전략이었죠. 그는 후지타와의 강력한 훅에 맞아 비틀거리면서도 침착하게 대응해 승리를 이끌어내는 심리전에서도 능했습니다.


▼프라이드 해체 이후에도 그의 전성기를 계속됐습니다. 그는 전 UFC 헤비급 챔피언 팀 실비아를 단 34초만에 KO시키며 미국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시작했죠. 이후 전 UFC 챔피언인 안드레이 알롭스키를 마찬가지로 1라운드 KO시키며 미국 무대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실히 다졌습니다. 당시 경기에서 표도르는 코너에 몰린 불리한 상황에서도 알롭스키의 턱에 강력한 펀치를 꽂아넣으며 상대를 그대로 실신시켰죠. 지금 봐도 명장면으로 꼽히곤 합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효도르의 명성은 지난 20106월 파브리시오 베우둠과의 경기에서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베우둠은 UFC에서 퇴출 당한, 효도르보다 한 수 아래로 꼽히는 선수였는데요. 팬들은 당연히 효도르의 승리를 예감했습니다. 하지만 팬들의 기대와 달리 경기는 효도로의 허무한 패배로 끝나버렸죠. 효도르는 성급하게 경기를 마무리 지으려다 베우둠의 트라이앵글 초크에 잡혀 암바까지 내주며 탭아웃했습니다. 1라운드 17초의 충격적인 패배였죠.


▼이후 안토니오 실바와의 경기에서도 처참한 경기력을 드러낸 그는 정신적으로 큰 충격에 휩싸입니다. 두 선수 모두 뛰어난 기량을 보이긴 했지만, 효도르에게는 적수가 안된다고 평가받았기에 그들의 승리는 효도르를 더욱 참기 힘들게 만들었죠. 결국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돌연 은퇴소식을 전합니다. 하지만 3일 후에 번복됐죠. 이후에도 그는 은퇴와 복귀 소식은 계속됐습니다. 8년간 지켜오던 셔독랭킹 1위 자리를 빼앗겼고, 몇 번의 경기 후에는 아예 랭킹 밖으로 밀려나게 되죠.


▼전문가들은 그의 몰락은 이미 예견됐다고 분석하기도 합니다. 그는 나날이 발전해가는 MMA 체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옛 것을 고수하며 시대에 뒤쳐져갔습니다. 최고 장점으로 꼽히던 스피드는 갈수록 떨어졌고, 결국 그의 특기인 훅성의 펀치를 날릴 때 안면이 노출되는 약점이 그대로 노출됐죠. 산에서 타이어를 끄는 등의 비과학적인 훈련 방식 또한 그의 몰락을 부추겼다고 지적됐습니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을 받는 지금의 선수들과 확연한 차이를 드러낸 것이죠.


▼하지만 효도르의 인기는 한국에서 여전히 뜨겁습니다. 실제 국민 스타 대접을 받는 러시아에 이어 한국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죠. 그 인기를 증명하듯 효도르는 국내 대표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 출연해 순박한 미소를 날리며 풍선을 터뜨리는 친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내조의 여왕에서는 카메오로 등장해 배우 오지호와 뜨거운 한 판을 벌이기도 했고, ‘사랑의 김장김치 담그기행사장에도 아내와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한국양봉농협이 캐스팅해 화제가 된 국내 꿀광고에 등장해 선유꿀 좋아요라는 찰진 멘트를 날리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 꿀도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죠.



▼현재 효도르의 종합격투기 전적은 ‘37승 5패 1무’입니다. 얼마전 또 다시 복귀전을 치른 그는 KO패에도 ‘나는 파이터니까 은퇴하지 않는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죠. 그가 경기장에 입장하면 뜨거운 환호가 터져 나오곤 합니다. 연장자 우대라는 개념이 깔려 있긴 하지만 여전히 팬들에게 추앙 받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사실 최근 그의 경기력을 보면 전성기 시절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올해 42세인 그에게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기대하는 건 무리죠. 그의 뜨거운 도전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팬들의 마음은 그의 복귀가 여전히 반가울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