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손대면 대박날 줄 알았는데…사업 포기 선언 후 물러선 사례

2018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자산 총액 기준으로 국내 1위를 차지한 기업은 삼성이었습니다. 굳이 이런 자료를 가져오거나 자산총액으로 따지지 않더라도 '한국을 대표하는 1등 기업'이라고 하면 삼성을 꼽을 분들이 많겠죠. 


1938년 대구의 '삼성상회'에서 시작한 삼성은 8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양한 분야로 뻗어나갔고, 대부분의 사업을 성공시켰습니다. 하지만 제아무리 삼성이라고 영광의 나날들만 있지는 않았겠죠. 오늘은 삼성이 야심 차게 시작했으나 결국 접거나 팔 수밖에 없었던 사업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동양방송


1964년부터 1980년까지, 삼성은 동양방송(TBC)라는 이름의 민영 방송사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1964년 '라디오 서울'로 시작한 TBC는 같은 해 12월 텔레비전 방송을 시작하며 국내 첫 민영 텔레비전 방송사가 되었죠. 동양방송은 당시로서는 새로웠던 시도를 많이 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요. 특수 청취자 계층 개발을 위해 처음으로 심야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는가 하면, '장수무대' 공개방송을 미국에서 열기도 했죠. 


역시 고 이병철 회장이 창립한 '중앙일보'와 1973년 합병 이후 전국 시도 대항 국민학교 빙상대회, 대통령배 쟁탈 전국 고교 야구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주관하던 동양방송은 그러나 1980년 11월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춥니다. 전두환 정부의 언론 통폐합 조치로 라디오는 제3 방송, 텔레비전은 KBS 2, FM은 제2 FM이 되었고 여의도에 있었던 사옥도 KBS의 별관이 되었기 때문이죠. 


2. 르노 삼성


자동차 사업 진출은 이병철 회장 시절부터 삼성의 오랜 숙원이었습니다. 1992년부터 준비한 결과 1995년 3월 드디어 '삼성 자동차'가 출범했고, 1998년에는 첫 모델 SM5가 출시되었죠. 그러나 시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IMF 경제 위기가 시작된 것이 1997년, 바로 SM5가 출시되기 직전이었기 때문인데요. 있는 자동차도 팔아야 할 판국에 새로 나온 자동차 모델이 선전할 리는 만무했죠. 


국제신문

결국 삼성 자동차는 프랑스 르노 사에 매각되었고 2000년 9월에 '르노 삼성 자동차'로 이름을 바꾸어 재등장합니다. 현재 르노 삼성의 지분은 르노그룹이 80.04%, 삼성카드가 19.90%, 우리사주조합이 0.06% 보유하고 있죠. 이름도 주인도 바뀌었지만, 르노 삼성에서 출시하는 차들은 르노의 다이아몬드 모양 엠블럼 대신 여전히 삼성의 회오리 모양 엠블럼을 달고 나옵니다. 한국에서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르노보다는 브랜드 가치 최상위급인 삼성의 이미지를 가져오려는 전략이라네요. 


3. 삼성 카메라

삼성전자 블로그

삼성은 1970년대 말부터 쭉 카메라를 만들어왔습니다. 1979년에는 일본의 미놀타 사와 기술제휴를 맺어 만든 '하이매틱-S'를, 1985년에는 순수 자체 기술로 생산한 콤팩트 카메라 'SF-A'를 선보였죠. 1993년부터는 디지털카메라 연구에 들어갔고, 1997년에 이르러 41만 화소의 첫 디지털카메라를 출시했죠. 2010년에는 카메라 사업부와 캠코더 사업부가 통합된 삼성 디지털 이미징 사업부가 삼성전자 산하로 들어왔고, 미러리스 카메라 개발에 주력하며 국내 판매량 1위를 차지하기도 했죠. 


하지만 2015년부터 삼성전자가 카메라 사업에서 손을 뗄 거라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삼성전자는 이를 부인했지만 더 이상 신제품은 나오지 않았고, 2017년에는 디지털카메라의 생산·판매를 중지한다는 삼성전자의 공식 발표가 나옵니다. 삼성전자가 카메라 사업에서 철수한 이유로는 스마트폰 성장으로 인한 콤팩트 카메라 시장의 축소, 미러리스 시장에서의 1위 기업 소니와의 힘겨운 경쟁 등을 꼽는데요.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후 이재용 부회장이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삼성 카메라 철수도 정해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4. 화학 및 방산 계열사


머니투데이

지난 2014년, 삼성과 한화 사이에는 무려 2조 원 규모의 초대형 M&A 계약이 맺어졌습니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4개 계열사를 모두 한화가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이죠. 삼성의 비주력 사업으로, 안 그래도 고전하고 있던 화학과 방산 부문을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승계 과정에서 정리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주주들의 반대와 노사 갈등이 있었지만,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 2015년으로부터 4년이 흐른 지금, 삼성과 한화 사이의 이 초대형 M&A는 '윈윈'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화학과 방산 부문이 주력이던 한화는 이로써 관련 사업의 몸집을 불렸고, 삼성은 주력사업인 전자와 금융, 건설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죠. 삼성과 한화 사이의 이 빅딜은 '일등주의'로 대변되는 이건희 회장 체제에서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실용주의'  이재용 부회장 체제로의 전환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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